고도지구 제한 걸림돌.. 기반시설 확충도 첩첩산중

국가식품클러스터 1단계 공사가 연내 마무리되는 가운데 아직까지 익산시는 배후도시를 조성할 부지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터덕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규모 산단 조성과 함께 유입될 인구를 대비한 정주여건 마련이 늦어질 경우 상당수 인구를 타 지역으로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익산시의 적극적인 사업추진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14일 익산시에 따르면 올해 안으로 왕궁면 일원에 조성 중인 국식클 1단계 사업 232만m²(70만평)이 준공될 예정이며 2단계 사업 304만m²(92만평)에 대해서도 조기 추진을 노력 중이다.

허나 익산시는 클러스터 조성과 함께 추진되고 있는 배후도시 조성에는 첫 발걸음조차 떼지 못하고 있어 지역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기업과 함께 유입될 인구를 받아들일 준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식클은 올해 6월1일 기준 32개 기업이 계약을 체결해 분양률 39%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기업들이 잇달아 들어서고 지원시설이 가동에 들어가는 등 자연스레 신규 유입 인구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데도 익산시는 현재까지 배후도시 부지조차 선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당초 계획했던 126만m²(38만평)의 규모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익산시 관계자는 “현재 개발을 위해 사업자와 접촉하고 있지만 나서는 쪽이 없는 상황”이라며 “더구나 고도지구와 관련해 개발이 힘든 지역이 다수라 당초에 구상됐던 위치와 규모를 조정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배후도시 예정 부지는 클러스터부지 서편 금마면 방향으로 설정돼 있지만 실제 필요한 규모보다 면적이 크고 고도지구 제한에 걸리는 등 사업추진에 걸림돌이 수두룩하다는 게 익산시의 설명이다.

이에 동편 보석박물관 방향과 왕궁면소재지 일원 등 2단계 사업부지와 연계할 수 있는 부지를 물색하고 있으며 규모도 3천 세대, 9천명 수준으로 계획을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직·간접적 유입 인구를 1만여 세대 3만9천명으로 계획했던 것에 비해 23% 수준밖에 되지 않는 규모다.

익산시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기업이 들어와도 실제 유입되는 인구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30% 수준으로 보고 있다”며 “산단 내 752세대 2,200명을 수용할 규모의 공동주택이 이미 분양됐고 단독주택 분양 등의 수요를 포함해 적절한 규모로 배후도시를 조성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렇게 익산시가 사업규모와 부지 선정에 헤매는 동안 인근 완주군에서는 테크노밸리와 일반산단의 배후도시 조성이 완료단계에 이르고 있다. 자연스럽게 자칫 국식클 유입 인구를 인근 자치단체에 빼앗길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익산시가 배후도시를 조기에 조성 완료하더라도 관공서 및 교육시설 입주와 신규 도로 개설 등 인프라 확충도 뒤따라야 하는 터라 사정에 따라 지연될 여지가 다분하다는 것도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식품클러스터 입주기업 관계자는 “익산 도심과 가깝게 연결된 곳에 정주할 수 있는 배후도시가 들어서야 유입된 인구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며 “이미 늦은 감이 있지만 그럴수록 미래를 내다보는 자세로 배후도시를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