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충기 단장 “청도보다 경쟁력 없으면 죽어도 유치 안 돼”
“중국 청도보다 뭔가 나은 점이 있어야 업체들이 유턴을 할 것 아닙니까. 연구개발센터의 도금장 운영도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연구동 역시 수십억원의 장비에도 불구하고 전문 인력이 부족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누가 오겠습니까. 원칙 없는 운영으로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연구개발센터를 정상화가 시급합니다.”
주얼리 유턴기업 유치를 위해 전열을 재정비해 새 출발을 선언한 ‘익산시 기업유치 민간유치단’ 민충기 단장이 현재 적자운영에 허덕이며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패션주얼리연구개발센터(이하 센터)의 정상화를 강력 촉구했다.
지난 19일 익산시청 홍보실에서 열린 민간유치단 회의에서 민충기 단장은 “중국 청도보다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면 오지 말라고 해도 온다”면서 유턴기업 지원을 위한 센터의 비정상적인 운영을 폭로했다.
민간유치단 단장과 함께 센터장의 역할을 맡게 된 그는 센터 인수인계를 위한 관련 자료를 제시하며 “그동안 아무런 원칙 없이 센터를 운영해 온 것이 확인됐다”면서 이는 “배임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센터 내 도금장 이용단가가 고무줄처럼 운영됐다. 중국 청도의 단가 기준으로 25% 싸게 도금처리를 한다는 것이 당초 익산시가 유치활동을 하며 내세운 공약이었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최소 15~20개 업체의 물량 수준이 확보돼야 도금장의 정상 운영이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에 턱없이 부족한 물량 탓에 적자 운영에 허덕였고, 적자를 메우기 위해 시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으로 충당하는 것을 넘어 각 업체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도금장을 이용하는 업체들이 해달라는 대로 50~60% 가격인하를 해주며 주먹구구식으로 도금장이 운영됐고, 이를 관리감독 해야 할 행정은 매년 위탁금을 지급하면서도 이를 방치했다.
그러다 보니 관련 산업 소재개발 등 기업들에게 매력요인으로 작용해야 할 연구개발 분야는 뒷전으로 밀려난 채 제대로 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한 해 동안 익산시가 투입한 세금만 해도 총 8억1,000만원에 달한다. 민간위탁금으로 6억2,000만원의 예산을 세워놓고 1차 추경에서 도금약품 교체비용 1억5,000만원과 소모품비용 4,000만원을 더 세워 지원했다.
올해 1차 추경에는 도금장 시설 라인 변경을 위해 3억6,6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지만, 불과 3년 된 시설을 수억원을 들여 변경하는 것은 당초 설계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이에 대해 민충기 단장은 “유턴기업 유치를 위해 힘써 달라는 제안을 받아들여 단장을 맡게 됐지만, 중국 청도보다 나은 점이 하나도 없는 현 상황으로는 절대 유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중국에서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업체 대부분은 입지보조금 등의 혜택을 보고 있는 게 아니라 실제 정상적인 도금장 운영과 연구개발 분야의 이점을 가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돈을 벌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놓으면 오지 않을 기업이 없다”면서 “정확한 원가분석 후 명확한 원칙을 세워 도금장을 운영하고 태부족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연구동 전문 인력을 보강해 연구개발 분야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센터를 지어 놓고 사후관리를 잘못한 익산시와 의회 모두 책임을 지고, 업체들 역시 자기이익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센터가 유턴기업 유치 활성화를 위해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더 나아가 익산시민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 청도의 업체들은 사기업이지만 자체 보유한 연구진이 충분하고 수출을 위한 시험성적이나 제품인증을 자체적으로 하면서 그 수익(수수료)으로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적자운영을 타개하고 경쟁력을 끌어올려 관망세 업체들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운영원칙을 명확히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간유치단은 민충기 단장을 필두로 한국주얼리협동조합 정윤희 조합장과 박종대 시의원, 원광대학교 정수진 교수, 장경택 교수 등 5명으로 구성됐으며, 앞으로 익산시와 함께 유턴기업에 대한 정보수집 및 접촉을 통해 유치활동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송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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