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4일 공청회서 공원·리조트 등 제시.. 市 “임야 복구가 원칙”

익산시 황등면에 위치한 H산업 소유의 채석장에서 채굴 완료 후 폐석산 재활용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진행 중인 석재 채굴이 완료되면 공원이나 리조트로 개발해 있는 그대로 활용할 다른 대안을 찾겠다는 방안이다.

허나 폐석산은 법률상 원상으로 복구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에서 복구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폐석산 부지의 활용은 복구된 후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기 때문이다.

익산시 산림과는 재활용 계획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는 상태이긴 하지만 정식으로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해당 채석장의 허가가 끝나는 2025년 이후 연장신청이 없다면 임야로 복구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를 위해 익산시는 사업자로부터 324억 원을 복구 예치금을 받아 놓은 상황이다.

황등면 황등리의 중심에 위치한 채석장에서 채굴사업을 진행 중인 H산업은 지난 20일 현장 세미나를 열고 채굴완료 후 폐석산의 재활용 계획을 밝혔다.

관계공무원과 교수 및 전문가가 이 자리에 참여했으며 용역사인 (주)일림에서 계획에 대한 브리핑을 맡았다.

이날 밝힌 기초 계획을 살펴보면 2025년 채석장의 채굴을 종료한 후 해당 부지를 복구하는 대신 생태공원이나 연구 생산 등 다기능 공간으로 개발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복구에 필요한 양질의 흙을 구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점과 타 지역의 재활용 사례가 그 근거로 제시됐다. 국내에서는 포천 아트밸리와 제주 풍산드림랜드(계획), 해외에서는 오페라극장으로 활용한 스웨덴과 국제종자저장고로 활용되는 노르웨이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H산업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324억원이라는 복구예치금 때문에 부담이 크고 원석의 단가도 높아지고 있으며 황등석을 공급하는 사업 자체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채굴이 완료되기 전 부지를 재활용할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9월 14일에 공청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움직임이 포착되자 지역사회는 우려 섞인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채석 사업자가 사업을 완료한 후 산지를 복구할 책임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해당 산지를 소유한 사업자 측이 부지를 개발할 경우 복구비 책임에서 자유로워지는 것과 함께 또 다른 투자수익을 얻는 특혜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해당 사업이 추진되려면 공공성과 공익성이 크게 담보되는 것이 먼저라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익산시도 해당 개발 계획이 실제로 추진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보는 눈치다.

익산시 산림과 관계자는 “예치금 규모가 커질수록 경제성이 악화돼 사업자들이 문을 닫게 된다”며 “익산시는 폐석산 원상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사실상 원칙대로 복구하는 것이 가장 나은 선택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