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소도시 관련 국토연구원 구형수 연구원 초청강연 열려

적정규모화·공공서비스효율화·근린안정화 필요성 강조

인구감소와 도시공동화를 함께 겪으며 ‘지속적 축소’ 경향을 띤 ‘점진형 축소도시’로 분류된 익산시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축소된 인구에 맞게 도시계획을 수정하는 적정규모화 정책 수립·추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희망연대(대표 탁제홍) 내 지역문제 토론모임인 희망포럼은 지난 20일 저녁 7시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대강의실에서 ‘저성장시대, 축소도시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익산이 처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대응책을 모색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강사로 나선 축소도시 관련 연구를 직접 수행한 국토연구원 도시정책연구센터 구형수 책임연구원은 “도시기본계획은 기본적으로 인구에 따라 모든 공공서비스 공급량을 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해서 수립된다”면서 “다양한 개발을 통한 미래 청사진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것이 지자체들의 현실이지만, 직면해 있는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시축소에 따른 위기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독일, 일본, 미국 등 외국 도시들의 사례를 들며 ▲도시정책 적정규모화 ▲공공서비스 효율화 ▲근린지역 안정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에 따르면 독일 라이프치히시는 동독도시재건사업의 지원 하에 대규모 빈집 철거 사업을 추진했다. 빈집을 철거한 자리에는 새로운 주택을 건설하지 않고 녹지나 공원을 조성했으며, 유휴·방치 부동산의 소유자에게 재산세 감면 혜택을 주면서 공공이 사용하거나 민간끼리의 일시적 활용을 유도했다. 특정 개인이 빈 건물을 관리하는 대신 임대료를 받지 않는 하우스할텐 사업도 주효했다.

일본의 경우 촌락지역·지방도시·대도시권 등 다층적 국토공간형성 전략을 추진했고 특히 도야마시의 경우 집약적 도시구조 조성을 위해 거주추진지구와 중심시가지지구 설정 등 도시기능을 재배치해 수요가 없어 공공시설 유지 자체가 불가능했던 지역의 문제를 해결했다. 거주 유도가 쉽지 않았지만,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무려 100차례에 걸친 공청회와 토론회 등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을 펼쳤다.

미국 영스타운시는 축소를 전제로 한 도시종합계획을 수립·추진했다. 감소된 인구에 맞게 주거지역 30%와 상업지역 16%를 축소하고 이를 위락·공원지역이나 도시농업지역으로 신설했다. 또 쇠퇴 근린지역의 방치 건물을 철거하고 남아 있는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이를 공동체 텃밭 등 생산적 용도로 부여했다.

이날 초청강연을 마련한 희망연대 탁제홍 대표는 “최근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전국 축소도시 20곳에 익산시가 점진형 축소도시로 포함돼 많은 우려를 낳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이 문제를 외면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대응책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마치 조금이라도 움직이지 않으면 도시 존립이 어려운 것처럼 외발자전거 정책을 펼치거나 확장지향적 도시계획의 관행을 답습하는 데 따른 부작용을 인식하고 직면해 있는 현실을 피하지 말고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토연구원 연구 결과 ‘점진형 축소도시’로 분류된 익산시의 경우 1975년부터 2015년까지 40년간 범위 중 2000년에 인구 32만3,687명으로 정점인구를 기록했고, 2015년 기준 인구 30만1,723명으로 정점 대비 감소율이 6.79%로 나타났다.

또 1995년부터 2015년까지 20년간 연평균 인구변화율은 마이너스 0.46%를 기록하며 지속적 축소 경향을 보였고,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독거노인 수는 연평균 3% 이상씩 증가했다.

이외에도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연평균 빈집 수 변화율 추이는 단독주택의 경우 공실이 감소했지만, 연립·다세대주택은 14% 이상의 급격한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2015년 기준 빈집 수는 1만2,578호로 전체 주택대비 빈집 비율은 11.0%를 나타냈다. 이는 전국 평균 6.5%에 비해 4.5%p 높은 수치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