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유치 말고 市가 직접 나서 특혜 의혹 없애고

주차단속 강화 및 상가 연계 통해 이용 유도해야

모현동 일대 서부 신시가지(배산택지개발지구)가 주차 공간 부족으로 인해 연일 몸살을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이 오락가락한 모습을 보이며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방편을 내놨다. 공공성이 담보된 주차타워 건립을 통해 특혜 소지를 없애는 한편 시민편익 제공과 불편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익산시는 올해 1차 추경예산에 배산택지 공영주차장 조성 명목으로 1억원을 편성했다.

현재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모현동 1가 851번지와 873번지 등 3,331㎡(약 1,007평) 규모의 부지는 잡석이 깔려 있는 상태로, 분진이나 웅덩이로 인한 차량파손, 비가 올 경우 배수시설이 따로 없어 진흙탕이 되는 등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아스콘 포장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은 현재 주차장을 이용하면서 생기는 불편을 임시방편으로 해소하는 것일 뿐, 주차 공간을 추가로 확보해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니다.

현재의 한정된 부지에서 추가로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제시되고 있는 방안이 익산시가 직접 건립하는 주차타워다. 평면주차장이나 노상주차장에 비해 이용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와 야간에 안전사고 위험 등이 제기되지만, 인근지역의 강력한 주차단속 및 밀집돼 있는 상업시설과의 연계를 통해 영수증 제출시 주차료 감면 혜택을 주는 방안 등 이용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은 충분하다.

또 초기 조성비용 확보 역시 문제점으로 제기되지만, 공영개발 방식으로 익산시가 직접 조성하고 직영하면서 주차료 수익으로 초기 사업비를 충당해 나가는 것이 민간사업자 유치에 따른 특혜 소지를 방지할 수 있고 시민편익을 위한다는 명분과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민원해소라는 실익을 함께 챙길 수 있다.

정헌율 시장은 이 문제와 관련해 지난 2월 10일 모현동 주민과의 대화에서 5층 규모의 주차타워 건립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시 예산을 사용하지 않고 민간투자를 유치해 1층이나 꼭대기 층에 상업시설을 가능하게 하고 나머지 공간을 시민들에게 무료 주차 공간으로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정 시장은 이 같은 계획을 “바로 착수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5월 15일 서부 신시가지 건물주 등으로 구성된 배산택지발전협의회(이하 협의회)와의 면담 이후 6월 13일 시정질문에서는 “주차타워에 관한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어 의견수렴 과정이 필요하다”며 한 발 물러섰다. 그러면서 “다만 시민불편을 해소하는 데 너무 시간을 끌 수 없어 이번 추경에 아스콘 포장을 위한 예산을 편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주차타워 건립도 아니고 평면주차장 조성도 아닌 어정쩡한 임시방편을 위해 애먼 예산 1억원이 투입될 상황이다. 만약 공청회 등 의견수렴 이후 주차타워 건립 쪽으로 결정이 된다면 아스콘 포장 1억원은 고스란히 길바닥에 버린 셈이 된다.

이에 대해 협의회 측은 “택지개발 사업 중 가장 우선적이어야 하는 공영주차장이 아파트 건축과 입주, 상가 건축 및 점포 입점이 완료된 지금까지도 시민의 안전과 편의는 고려하지 않은 채 방치돼 있다”면서 “그동안 진출입로 불명확과 웅덩이로 인한 차량파손, 분진, 주차선이 없어 발생하는 이용자간 분쟁, 배수시설이 없어 발생하는 유수 등 각종 문제해결을 위해 주차장 관리를 수차례 시에 요청했으나 사업비 책정이 되지 않아 2013년 8월부터 현재까지 협의회가 매달 20만원의 관리비를 지출해 청소 및 관리를 해왔다”고 밝혔다.

또 “시가 계획 중인 민간유치를 통한 주차타워 건립은 시민 누구나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건물을 이용하는 사람에게만 국한될 수 있고 사익목적의 시설이 될 우려 탓에 특혜의혹마저 제기된다”면서 “시민의 행복추구권과 깨끗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권리, 재산권 등을 보장하기 위해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익산시의회 박철원 의원은 지난달 13일 시정질문에서 “이번 추경에 편성된 1억원은 민간개발업자를 통한 주차빌딩 조성도 아니고 협의회에 약속한 평지주차장 조성 후 민간위탁도 아닌 임시포장만을 진행하기 위한 것인데, 이 임시포장으로 지역민을 달래고 재선 이후에 민간개발업자를 통해 상업시설을 포함한 주차장 조성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인지 실질적인 계획을 밝혀 달라”며 실효성 있는 대안마련을 요구했다.

이어 주차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로 외국이나 일부 타 지자체처럼 길거리 주차요금을 징수하는 방안과 모현도서관 옆 우수저류지를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배산택지개발 이후 익산시는 모현동 1가 851번지와 873번지 등 3,331㎡(약 1,007평) 규모의 부지에 주차대수 120면 조성계획을 세우고 2014년 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19억2,500만원의 예산으로 해당 토지 매입을 완료했다. 익산시에 따르면 이 부지에 5층 규모의 주차타워 조성을 위해서는 약 6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