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안내 없고 홈페이지도 없어.. 시민이용 원치 않는 시설인 듯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관이 개관한지 10개월이 되가는 동안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시민들의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 프로그램 안내 책자 하나 없는데다 홈페이지도 없어 시민들이 관련 정보를 찾아볼 길이 없는 것도 문제다.

이에 전수관 시설을 잘 지어놓고도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도록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전수관이 당초 목적이 아니라 일부 단체가 입주한 연습실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는 실정이다.

익산시는 2016년 9월 모현동 김동문체육관 뒤편 부지에 국비와 시비 등을 포함해 총 82억원을 들인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관을 개관했다. 이후 익산의 무형문화재로 등록된 두 단체인 이리농악과 이리향제줄풍류가 입주했고 익산시립풍물단도 한 자리를 차지했다.

단체들을 입주시켜 놓은 후 익산시는 전수관 운영에 대해 손을 놓았다. 겨우 계약직 직원 1명을 배치해 시설 유지관리를 맡겨놓은 게 10개월 동안 운영한 전부다.

익산시 문화관광과에서는 2016년 8월 통합전수관의 운영 전반을 관리하기 위한 시립국악원 설치 조례를 만들었지만 익산시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할 정도로 졸속이었다. 이후 통합전수관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통합전수관은 각 단체의 연습실이나 다름없는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낯에는 어느 단체의 연습이나 활동도 발견하기 어렵고 각 단체 사무실도 굳게 닫혀 있기 십상이다.

교육을 받고 싶은 시민이 방문해도 프로그램 안내를 위한 유인물조차 준비돼있지 않다. 화이트보드에 매직으로 쓰여 있는 시간표가 전부다. 시민들이 언제 어떻게 강의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안내가 턱없이 부족하다.

더구나 이리향제줄풍류나 이리농악과 같은 무형문화재와 관련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는 안내책자나 홈페이지도 없다. 통합전수관이 익산의 무형문화재의 우수성을 알리고 시민들을 비롯해 더 널리 전수할 수 있도록 지어진 것이라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없었다.

일부 단체들이 자리를 차지하고도 활용하지 못하고 간혹 연습실로 사용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익산시가 통합전수관을 방치 수준으로 운영해온 점은 운영위원회에서도 드러난다. 익산시는 전수교육관 운영위원회를 구성해놓고도 여태껏 한 차례도 회의를 열지 않았다. 개관 후 10개월여가 흐르는 동안 통합전수관 운영 방향과 필요한 사항에 대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익산시 관계자는 “3개 단체가 입주해 활동하는 것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조례를 정비하고 필요한 예산을 세워 시민들에게 열린 통합전수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