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업계 불황 속 예산 낭비.. 익산지역 택시총량에 321대 과잉

익산시가 택시업계의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감차 사업이 일부 택시회사들의 억지 행정소송에 부딪혀 여전히 터덕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운수사업의 발전을 위한 사업 취지에도 자신들만 살겠다는 이기심으로 익산시 행정과 법정다툼을 이어가며 시간을 끌고 있는 택시회사는 (유)현대상운, (유)흥신택시, (유)이성택시 등 3개 회사다.

익산시는 지난 2012년 11개 법인택시회사와 3년간 순차적으로 총 272대를 감차하기로 합의했다. 국토부의 지역별 택시 총량제에 따른 용역 결과 2010년 기준 익산시의 택시 과잉 대수가 272대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이에 첫해 96대, 2013년에 86대를 감차했는데 2014년 돌연 (유)현대상운, (유)흥신택시, (유)이성택시 3개 회사는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버텼다. 익산시는 계획대로 감차를 요구하다 결국 직권으로 감차명령을 내렸다. 자발적인 감차 조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익산시가 직권으로 감차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합의했기 때문이다.

허나 3개 회사는 익산시의 명령을 따르는 대신 감차처분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을 걸었다. 당시 이들 회사는 이미 충분하게 구조조정이 이뤄져 감차 필요가 없으며 추가감차는 택시회사들의 경영여건에서 감내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허나 법인택시 감차를 조건으로 개인택시 부제를 4부제에서 3부제로 조정했으며 타 회사들은 순조롭게 감차를 이행했다. 그렇게 발생한 감차의 효과를 합의를 무시하고 버티는 3개 회사들이 누리고 있는 꼴이 됐다.

법인택시기사 이 모 씨는 “택시가 남아 돌때는 좋다고 합의해놓고 남지 않으니까 약속을 어기는 행태에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며 “질 것을 알면서도 소송으로 3년 이상을 버티며 잇속을 챙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행정소송에 맞선 익산시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익산시의 손을 들어주는 각하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2016년 12월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법으로 돌려보내 다시 2심에서 행정소송으로 다루게 됐고 올해 5월 18일 고등법원은 회사 측의 명령취소 요청을 기각했다. 익산시가 합의에 따라 정당한 명령을 내렸으니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이후 회사 측은 다시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익산시 관계자는 “예산은 매년 세우고 있는데 3개 회사 측의 35대가 감차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행정력을 낭비하는 것은 물론 예산피해까지 더해 시민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어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마다 택시 총량을 산정하는데 2015년 기준 익산시는 321대의 과잉 면허대수를 기록했다. 현재 익산시는 개인택시 1013대와 법인택시 469대가 운행 중이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