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보조금 지급 효과 무력화.. 협약 이행의 노력 부족함 지적

조규옥 회장 “익산 투자할 계획 없다” 확언.. 불안한 투자유치

방직분야 국내 최대 기업 전방(주)의 익산시에 대한 2차 투자가 당초 협약대로 이행되지 않고 수년의 시간이 지체되면서 투자 중단의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기업이 투자를 미루는 것에 대해 현재 가동 중인 공장의 철수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로까지 번지는 상황이다.

이에 기업이 계속해서 약속된 투자를 진행하지 않는다면 전라북도와 익산시가 지급한 투자유치보조금 43억여 원에 대한 회수 조치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2014년 전방은 1차 투자 완료분에 대한 보조금을 신청해 총 560억여 원 투자에 대한 보조금으로 전북도로부터 17억 원, 익산시로부터 26억 원을 받았다. 당시 전방은 1차 투자가 이뤄진 4만2,029㎡(약 1만3,000평)의 공장부지에 대한 대금 52억 원을 완납했다.

허나 투자하기로 한 나머지 부지 13만7,000㎡(약 4만1,500평)에 대한 2차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투자유치 보조금의 효용성이 의미를 잃었다. 기업의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투자를 촉진시키기 위한 보조금이 거의 무상으로 땅이 제공되는 방식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 투자를 기다리고 있는 산단 부지가 맨 땅으로 남아 있는 것도 익산시의 부담이다. 전방 측에서 투자할 것으로 예정된 부지는 3년여 간 무성한 풀숲으로 변했다. 투자에 대한 의사를 확실히 하지 않을 경우 타 기업에 분양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익산시는 전방의 2차 투자 지연에 대해 섬유업계의 불황 때문이며 곧 추진될 거라고 설명하고 있다. 정헌율 시장과 김주일 문화산업국장이 전방의 조규옥 회장을 만나 투자를 설득했지만 광주 공장 사정이 해결돼야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도 밝혔다.

허나 본지가 직접 조 회장에게 투자의사 및 계획을 문의한 결과 판이한 답변이 나왔다.

조 회장은 “현재로선 익산에 2차 투자에 대해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하며 투자 의사가 없음을 확인해줬다.

다만 전방 익산공장은 당초 2차 투자에 이어 3차 투자계획이 마무리됐을 경우에 적절한 수지타산이 맞는 규모라는 점에는 동의했다. 그럼에도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2차 투자에 대한 의사가 없다는 얘기다.

이에 전방 측이 익산시 투자를 꺼리는 이유가 악감정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과거 1차 투자 당시 지역 정치권과 언론에 품었던 감정을 투자약속 불이행으로 나타내고 있다는 해석이다. 익산공장을 타 지역으로 이전할지 모른다는 가능성도 그런 이유에서 찾을 수 있다.

익산 정치권 관계자는 “익산시 고용인원 13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전방이 당초 계획대로 추가 투자가 이뤄져야 할 텐데 심상찮은 기운이 감돌고 있다”며 “협약만 맺어놓고 모르겠다고 발뺌하지 않도록 초기부터 탄탄한 투자유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