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시장 “공무원 결과책임” 천명했지만 이제 ‘자유의 몸’

<속보>발암물질 매립장으로 전락한 폐석산의 조직적·관행적 불법 행태를 행정이 단순 방치 수준을 넘어 적극 조장한 것이 자체감사 결과 여실히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부서 최고 책임자였던 옥용호 전 환경녹지국장이 ‘아무 탈 없이’ 명예퇴직하며 ‘자유의 몸’이 됐다.<2016년 7월 18일, 10월 24일, 11월 7일 보도>

전형적인 탁상행정, 모르쇠 일관, 거짓투성이 책임 전가, 업자 배만 불리는 불법승인, 부실한 관리감독 등으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엄청난 피해를 양산한 사태를 책임져야 할 관리부서장에게 익산시가 결국 면죄부를 주면서 공직기강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익산시는 충격적인 불법 방조·조장 행태를 자체감사를 통해 적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법당국이 수사 중임을 이유로 후속조치를 미뤄왔다. 최종 수사결과를 토대로 경중을 따져 엄중한 징계절차를 밟겠다는 계획이었지만, 검찰의 ‘혐의 없음’ 처분을 받음으로써 그중 최고 책임자는 결국 자유의 몸이 됐다.

사법적인 판단만을 앞세운 결과, 행정적인 책임규명은 온데간데없게 된 꼴이다.

이로써 직접 주민들 앞에서 공무원의 ‘결과책임’과 익산시의 ‘무한책임’을 천명했던 정헌율 시장의 외침도 ‘허울뿐인 구호’가 됐고, 결국 유야무야 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도 거짓말처럼 현실이 됐다.

심지어 시청 안팎에서는 결국 ‘옥이 왕이었구나’라는 비아냥거림마저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헌율 시장은 지난 6월 30일자로 옥 전 국장의 명퇴 신청을 수리했다. 보름 전 접수된 그의 명퇴 신청은, 검찰의 ‘혐의 없음’ 처분이 통보된 날 바로 일사천리로 처리됐다.

앞서 지난해 6월 24일 환경부 중앙환경사범수사단의 발표 이후 익산시는 20여일만에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옥용호 전 환경녹지국장을 대기발령했다. 정헌율 시장이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행정에 대한 주민불신과 불안은 물론이고 그간의 관리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비등한 데 따른 조치였다.

이후 올해 1월 12일 자체감사 결과 발표에서는 조직적·관행적·기형적 불법구조를 행정이 무책임하게 방치한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조장한 것이 드러났다.

청소자원과는 수차례의 민원제기에도 불구하고 원인규명이나 예방을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고, 사태가 불거진 이후에는 진화에 나선답시고 오히려 거짓 해명을 하면서 불을 지폈다.

복구계획 승인을 담당했던 (구)산림공원과는 최초 복구물량의 무려 3배에 육박하는 변경을 승인하거나 복구율 97.6%의 복구지에 또다시 24만9,458㎥를 추가 승인하는 등의 비상식적인 행태를 보였다. 관련법령이 요구하는 관리감독이 부실했다는 사실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처럼 자체감사 결과가 행정이 불법 행태를 조장하고 있음을 가리킴에 따라, 익산시가 엄정한 잣대로 발본색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자원과와 산림공원과 두 부서 모두를 관장했던 전 환경녹지국장은 대기발령 조치로 직접적인 비난의 화살을 피했다가 1월 23일부로 버젓이 상하수도사업단장으로 복귀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문책성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옥 전 국장은 기본급과 일부 수당을 포함해 평소에 준하는 급여를 받으면서도 3개월이 넘는 무단결근을 감행했다. 이는 문책성 유급휴가라는 지적을 받았고 명백한 징계사유였지만, 아무런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옥 전 국장은 지난 2월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됐고, 6월 30일자로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