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부서 경영개발과 “비공개 대상” 입장만 되풀이

편취 의혹에도 꿋꿋.. 하지만 악용 대비 대책은 없어

시민혈세로 구입한 9억1,000만원짜리 웅포골프장 회원권이 ‘목적 외 불법 사용’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익 목적 접대용이라는 미명 아래 익산시가 구입했지만, 실제로 누가 사용하는지와 당초의 목적에 부합하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는 상태다.

익산시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1구좌의 무기명 회원권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이 시행되기 전인 2016년 11월 30일 이전까지는 기업유치와 국비확보를 위해 주로 사용됐다. 그러다 올해부터는 중앙부처 공무원이 김영란법의 적용을 받게 되면서 기업유치와 인구증가 시책 홍보가 주를 이루고 있다.

문제는 현재 보유한 1구좌의 무기명 회원권이 당초 목적과 달리 기업유치 등 공익적 목적과 전혀 상관없는 이들이 사용하면서 시민혈세가 편취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도 불구하고, 실제 사용자가 누구인지 확인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회원권은 경영개발과에서 총괄 관리하고 있는데, 각 부서의 신청을 받아 경영개발과가 골프장에 예약(부킹)을 하고 골프장으로부터 예약완료 문자를 받아 실제 사용자에게 문자를 전달하고 사용자가 알아서 골프장을 이용하는 구조다.

예약 날짜에 해당 부서 공무원이 동행하거나 별도의 안내를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누가 골프를 치는지는 알 수 없다. 회원권 관리를 하고 있는 경영개발과조차 “실제 사용자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고, 이용목적(기업유치 등)의 상대방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 답하고 있다.

게다가 경영개발과는 실제 이용자가 누구인지는 고사하고 이용목적이 기업유치로 기재돼 있는 경우의 기업이 어디인지조차도, 무기명 회원권이라 이용자 명단을 관리하지 않고 골프장의 영업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시민혈세로 사들여 가지고 있는 골프장 회원권이 불법적으로 편취되고 있다는 의혹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올해 회원권 이용현황을 살펴보면 2월 28일부터 6월 6일까지 총 11차례가 사용됐다. 기업유치 관련부서인 투자유치과가 3회, 경영개발과가 2회를 사용했고, 기획예산과가 3회, 투자유치과 출신의 부서장이 있는 체육진흥과가 2회를 사용했다. 또 익산시의회도 1차례 사용했다.

이중 1개 부서의 경우는 골프장 이용이 MOU로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지만, 나머지는 가시화된 성과는커녕 실제 사용자가 누구인지조차 밝히지 않고 꽁꽁 싸매고 있다.

이에 대해 경영개발과 관계자는 “관련법령상 실제 사용자는 공개할 수 없다”면서 “부당사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청부서에 주의를 단단히 주겠다”고 말했다.

한편 익산시는 지난 2008년 8월 28일 9억1,000만원 상당의 골프장 회원권 2구좌를 구입했다. 기업유치나 국비확보 등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공익적 목적에 한해 사용한다는 게 당초의 취지였다.

하지만 당시 웅포관광지 관련 감사원 감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고, 익산시와 실시협약을 체결한 웅포관광개발(주)이 취득세 57억원을 체납해 골프회원권을 가압류한 상태에서 회원권을 구입하면서 웅포관광개발(주) 측 로비에 넘어가 편법으로 세금을 대납해 줬다는 비난을 샀다.

그러다 ‘지자체가 부적절한 골프 로비를 조장한다’라는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듬해인 2009년 5월 21일 1구좌를 매각했고, 2011년 감사원 감사 결과 전·현직 공무원들의 부당사용 행태가 적발되면서 한바탕 홍역을 앓은 바 있다.

당시 감사원은 익산시가 보유한 골프회원권이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이를 매각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지만, 익산시는 아직까지 1구좌를 보유하고 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