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터진 후 진화에 급급한 행정.. 재발 우려 여전

익산YMCA “갈등·분쟁 유감, 위탁운영 하지 않겠다”

<속보>청소년수련관을 둘러싼 후원금 유용 의혹 등 각종 잡음이 법적분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겨우겨우 수습에 나서고 있는 ‘뒷북 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2017년 4월 17일, 7월 3일 보도>

특히 위탁운영 기관의 문제가 터질 때마다 “위탁기간 종료 전까지 진상을 파악해 조치하겠다”거나 “다음 위탁시에는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식의 해명은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직면한 상황만을 피하기 위한 안일한 행태라는 지적이다.

익산시청소년수련관은 지난 2005년부터 익산YMCA가 위탁운영을 해 왔다. 문제는 2005년부터 2011년까지 6년간의 후원금 27억원의 행방을 여전히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이를 둘러싼 익산YMCA 측과 기독교 교계간의 잡음이 폭로전 양상을 띠며 법적분쟁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대해 관리감독 권한 및 의무가 있는 익산시는 “6년 전 일이라서 당시 지도감독 관련 종이서류가 폐기된 상태”라며 후원금을 비롯해 위탁운영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하지만 익산YMCA가 속해 있는 (재)한국YMCA전국연맹유지재단(이하 전국연맹)은 내부감사를 통해 과거 6년간의 운영이사회 운영과 후원금 불법 전용 등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공문을 통해 사실관계 조사 및 민형사상 조치계획을 요구하고 있다.

익산시 행정은 매년 회계 결산보고와 분기별 운영상황 보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전국연맹 측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후속조치까지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일 복지청소년과 업무보고에서는 행정의 안이한 관리감독 행태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보건복지위원회 김정수 의원은 “내용을 보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닐뿐더러 하루아침에 일어난 것도 아닌데, 위탁기간 종료 전까지 정리될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것은 전형적인 뒷북 행정”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또 “꿈과 희망을 줘야할 수련관이 어찌 보면 청소년들의 목을 조르고 있는 셈이어서 우리시 청소년들이 불쌍하다”며 “양 측의 폭로전이 계속되고 있는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청소년들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운영을 잘못하고 있는 곳은 두 번 다시 운영을 하지 못하게 행정이 단호하게 나서야 하며,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유재구 의원도 “관리감독을 철저히 했다면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없다”면서 안일한 행정 행태를 꼬집고 재발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위탁운영을 하고 있는 익산YMCA 측은 지난 4일 ‘익산시민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지역사회의 갈등과 분쟁을 더 이상 확대 시켜서는 안 된다는 판단 하에 익산시청소년수련관 위탁운영을 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고, 그동안의 허물과 비판을 익산YMCA가 온전히 품에 안고 가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익산YMCA가 위탁운영하고 있는 청소년수련관이 지역사회에 갈등과 분쟁의 원인이 되고 시민들의 안타까움에 대상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해 그 우선적 책임이 익산YMCA에 있음을 고백하며 익산시민들께 용서를 구한다”면서 “청소년수련관 위탁운영은 익산YMCA의 청소년운동의 전문성과 경험, 그리고 기독교교계의 참여와 후원으로 이뤄진 기독교의 선교운동의 목적에서 출발했지만, 지난 12년 동안 기독교 교계와의 관계에서 그 본래의 의도와 취지보다는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하는 일이 되고 말았다”고 피력했다.

한편 익산시는 2017년 8월 12일부터 2020년 8월 11일까지 3년간 새로운 위탁업체 선정을 위한 모집공고를 낸 상태다. 접수기간은 7월 10일부터 11일까지 2일간이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