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 강요 사실무근, 거짓의 대가 엄중”

“유언비어로 죄인 취급, 더이상 용납 불가”

장학금 강요 혐의로 지난 12일 경찰 조사를 받은 정헌율 시장이 “유언비어에 대한 소명기회 한번 없이 피의자로 둔갑한 현실이 억울하고 답답하다”며 “진실은 반드시 승리하고 거짓의 대가는 엄중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조사 다음날인 13일 오후 1시 30분 익산시청 2층 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연 정헌율 시장은 “지난 선거 과정에서부터는 물론이고 시장이 되고 나서도 친서민 정치하겠다는 뜻을 계속 강조해 왔고, 이는 가진 자들이 양보하고 나눠야 한다는 게 평소 철학”이라며 “직접 특정업체나 특정인을 대상으로 장학금 받아오라고 한 적은 절대 없다”고 피력했다.

이어 경찰 조사에서도 “친서민 정치하겠다고 시장이 됐는데 이것이 죄라면 시장을 그만둬야 한다고 강하게 얘기했다”고 밝혔다.

특히 조사 전날이었던 11일 전북경찰청까지 갔다가 차를 돌려온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경찰 조사에 응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 비공개였는데, 11일 가보니 기자들이 전북경찰청 정문에 쫙 들어차 있었다”면서 “죄인 취급을 받으며 포토라인 앞에 서는 것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어서 경찰 측에 정식으로 항의하고 다음날 아침 조사에 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간 제기된 유언비어에 대해 소명할 기회조차도 주어지지 않은 채 한순간에 불구속 피의자로 변해버렸으며 이 일로 제 인내심은 한계점에 도달했다”면서 “그간 수사에 영향을 미칠까 입장 표명을 미뤄왔지만 거짓이 진실로 둔갑하고 티끌이 태산으로 부풀려지는 답답하고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더 이상 지켜볼 수만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쏟아 부은 열정과 노력의 대가가 날카로운 비수로 되돌아 올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면서 “시민 앞에 한 점 부끄러움도 없고, 추측과 의혹만으로 비리 정치인으로 몰아가는 상황이 너무 답답하고 억울할 뿐”이라고 심경을 토했다.

전날인 12일 정 시장은 전북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오전 8시께부터 8시간여의 조사를 받았다. 1,000만원의 장학금 지급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골재채취업자와의 대질신문도 이뤄졌다.

이에 대해 정 시장은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시정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으며 참고인 조사나 자료 제출 등으로 수많은 공무원들의 피로가 누적되면서 시정이 한치 앞을 나아가지 못하고 있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경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또 “뿐만 아니라 누구의 잘못인지는 모르지만 사실관계가 입증되지 않은 불완전한 기사들이 언론매체를 통해 170여 차례나 보도되면서 익산시민과 저의 명예가 심각하게 실추됐으며 이로 인해 지역사회 불안도 커져가고 있다”면서 “골재채취허가를 대가로 업체에 장학금 기탁을 강요했다는 언론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장학금 모금과 관련 어떠한 부당한 지시나 강요도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정한 수사를 통해 모든 진실이 밝혀지고 나면 허위사실 유포에 관여한 사람들은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정치인의 이미지에 심각한 손상을 입히고 시정의 발목을 잡고 익산시민의 자존심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대가를 분명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고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서 수사기관의 잘잘못은 따지지 않겠지만, 수사가 끝나면 분명히 짚고 넘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눔 문화와 기업의 사회환원 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동참 분위기를 유도해야 할 때 오히려 선의에서 비롯된 기부행위가 부정한 거래로 의심받는 지금의 상황이 지역의 기부문화 확산에 찬물을 끼얹을까 걱정된다”면서 “불안한 시정을 하루 빨리 안정화하고 청렴을 목숨처럼 여기고 살아온 제 명예를 지키기 위해 그 누구보다 진실 규명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