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근 상임이사 체제의 한계 고스란히 드러내.. 책임제 요구

익산시의 적극적 개입, 대표이사제 전환 등 다양한 대안 봇물

설립 10년을 맞는 익산문화재단(이사장 정헌율)의 침체와 역할 부재는 비상근 상임이사체제라는 한계에서 비롯됐다는 게 원인으로 지목되며 익산시의 직접적 운영개입이나 책임 대표이사제 도입 등 근본적인 개편안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5일 익산시는 문화재단의 상임이사에 공무원과 정치인을 배제하고 문화예술 분야 전문 인력을 임용하겠다고 밝혔다.

지속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데다 임기를 남겨둔 상임이사가 돌연 사퇴를 밝히며 조직 개편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익산시가 상임이사에 전문인 임용 방침과 더불어 문화재단에 6급 공무원을 파견해 경영관리팀을 맡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익산시의 적극적인 개편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에 정치권을 비롯한 지역사회에서 이 기회에 익산문화재단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특히 문화재단 상임이사를 문화예술 전문인으로 임용하는 것만으로는 현재 상황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중론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와 같은 비상근 상임이사 체제는 책임을 지니고 일하는 게 아니라 봉사직으로 여겨지는 형편이므로 제대로 된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이유다.

실제로 지난 5일 익산시 공무원 출신인 이수근 상임이사가 임기를 남겨두고 돌연 사퇴하면서도 뒷말이 무성하게 돌았다. 비상근에 월 100만원의 활동비가 고작인 상임이사를 맡으면서 온갖 비판과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게 직접적인 사퇴의 이유라는 해석이다.

또한 문화재단의 상임이사라는 직책이 쉽게 떠나버릴 수 있는 이름뿐인 직책이라는 점도 부각됐다.

이에 익산시 문화관광과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거나 아예 비상근 상임이사 체제를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도출되고 있다. 권한과 책임을 지녀야 장기적인 안목으로 익산의 문화예술을 아우르는 문화정책을 펼쳐나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문화재단 김복현 이사는 “우리 문화재단이 정상화되려면 상임이사에 공무원이나 정치인이가도 안되지만 문화예술인이 가도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시장이 직접 권한을 가지고 문화관광과 차원에서 문화정책을 추진하되 문화예술의거리를 떠나 예술의전당으로 데려와야 되며 문화예술에 들어가는 예산을 집중하는 것이 문화재단을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문화재단에서 오랫동안 근무해온 이태호 사무국장 역시 현 상임이사 체제의 전환 필요성을 강변했다.

이 설립 이후 사무국장은 “문화재단이 10년 만에 전환기를 맞았는데 이 기회에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상임이사 체제를 책임 대표이사 체제로 바꾸는 것이 옳은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문화재단의 독립은 예산문제 탓에 먼 길이지만 일단 최소한 자율성을 확보해 책임 있는 문화정책을 펼쳐나가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