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결함 있는 배수로 및 관리소홀이 원인

용안·망성·용동면 등 익산 북부권의 침수피해가 익산시와 농어촌공사의 배수지 관리소홀 등으로 인해 매년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원적인 해결방안이 아닌 땜질식 처방 탓에 예산은 예산대로 투입하면서 피해는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익산시에 따르면 지난 6일 저녁 북부지역에 내린 폭우로 인해 용안·망성·용동면 일대의 시설하우스 농작물이 심각한 침수피해를 입었다. 수박과 토마토, 상추, 멜론 등 농작물 피해는 127농가의 시설하우스 1,065동 75.6ha로 이들 3개 지역 전체 시설하우스의 35%에 달한다.

문제는 이 같은 침수피해가 집중 폭우 때마다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피해 예방을 위해 익산시와 농어촌공사 익산지사는 매년 우기 대비 배수로 수초제거와 준설 등 정비작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피해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익산시가 피해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것은 벼 재배기준으로 설계된 배수시설과 배수로보다 낮은 지대에 집중된 시설하우스다. 애초에 구조적인 결함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침수피해가 반복되고 있는 지역은 당초 벼농사 지역이었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배수시설이 설계·시공됐다. 이 때문에 시간당 70mm 이상의 비가 내리면 언제든지 다시 침수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올해의 경우 집중 폭우에 더해 일부 배수로의 경우 50% 이상 토사가 쌓여있는 등 준설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익산시와 농어촌공사는 이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매년 피해 이후 복구라는 상황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지난 12일 익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시설하우스 폭우 피해 브리핑에 나선 미래농정국 유희환 국장은 “이번 침수피해의 근본적인 원인은 갑작스런 폭우와 구조상 문제가 있는 배수로이지만, 예산부족을 이유로 한 농어촌공사의 배수로 관리미흡도 일정 부분 있었다”며 “현재 익산시가 자체 예산을 투입해 긴급 준설이 필요한 5개소 4km에 대한 준설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망성면 화산지구가 농식품부의 배수개선사업 시행지로 선정돼 2018년부터 2023년까지 6년간 160억원이 투입돼 배수장 1곳을 신설하고 배수로 11개 노선 12km를 정비하게 된다”면서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벼 재배가 아니라 원예집단시설단지에 맞는 배수로 등 기반시설이 조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12일) 장마가 소강상태로 들어감에 따라 본격적인 피해복구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우선 침수 예방차원에서 피해지역의 배수로 준설을 추진하는 한편, 수박·토마토·멜론 등 농작물이 고사해 제거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 농가를 위한 일손 돕기를 17일부터 익산시청 직원 500여명, 전북도청 직원 300여명, 군부대 및 자원봉사자 200여명의 지원을 받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피해는 면적이 50hark 넘어 국비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신속한 재난지원금 지원이 가능하도록 피해조사 및 확정 작업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시름에 잠겨있는 농민들을 위해 가능한 빠른 시간에 복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