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월드컵·아시안게임 등에 밀려 ‘빛바랠 우려’
1년여를 앞두고 있는 제99회 전국체육대회는 분명 도시브랜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지만, 자칫 준비가 부족할 경우 오히려 시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내년 10월 익산을 주 개최지로 해 열리는 제99회 전국체전은 지난 2003년 제84회 전국체육대회(전주)를 끝으로 15년 만에 전북에서 개최되는 체전으로, 우리나라 체육역사 100년을 결산하고 또 다른 100년을 맞이한다는 의미에서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행사다.
익산시는 범시민적 관심과 역량 결집으로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이를 통해 지역발전과 지역화합·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한편 노후·낙후된 스포츠시설 등 하드웨어 보강으로 지역 체육발전의 발전의 전기를 마련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지방체육 인프라 확충으로 스포츠인구 저변을 확대시켜 시민의 건강한 삶을 구현하고, 주요 관광지 및 지역축제행사와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익산시는 올해 초 부시장 직속으로 전국체전담당관을 신설하고 체전 성공개최를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하지만 홍보를 통한 시민 붐 조성이나 교통·주차·숙박 준비 미흡 등 지금까지 진행상황은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4일 전국체전담당관 업무보고에서는 체전 준비에 대한 점검과 미진한 부분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한동연)는 효과적인 홍보와 편리한 교통, 충분한 주차공간 및 숙박시설 확보 등을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는 대형행사임 만큼 커다란 기대효과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도시 업그레이드와 지역 체육발전의 전기가 될 수 있도록, 그리고 수백억원에 달하는 예산 투입이 향후 익산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수 있도록 면밀한 계획을 세워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올해 예산 집행률 ‘불과 2.39%’
올해 6월 15일 기준 전국체전담당관은 내년 전국체전을 위한 예산 237억1,287만원의 예산 중 5억6,833만원을 집행했다. 2.39%에 불과한 집행률이다. 이는 전국체전 성공개최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시에 따르면 기반시설 정비 등 과정에서 일부의 발주가 늦어진 게 주된 원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당관실은 올해 말 기준 계획공정 목표가 60%인데 이를 70%까지 완료하고 나머지 30%를 이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통상 70~80일이 소요되는 조달청 입찰과정을 30일 정도로 당기고 공사도 당겨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무리한 공정으로 인한 부실공사나 차질을 오히려 더 부추긴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윤영숙 의원은 “아무 문제없이 진행된다면 다행이지만, 당초 계획보다 무리하게 서두르다 보면 부실공사에 대한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전 시민적 홍보 통한 ‘붐 조성’ 미흡
시는 전국체전 홍보를 위해 언론을 이용한 기획보도나 페이스북 이벤트, 기관·단체 활용 교육, 로고송 공모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2016년 충남 아산 체전의 성공요인의 지목되고 있는 뉴미디어 홍보 전략에 비하면 보다 이색적이고 효과적인 홍보전략 수립 및 실행이 요구된다.
아산의 경우 ▲충남도 차원의 체전 홈페이지와 SNS, 이벤트 페이지 통합 ▲경기 일정 및 결과 실시간 서비스 ▲뛰어라 BJ단, 응원하라! 국민대표 등 다양한 이벤트 ▲체전 리포터단의 각 경기장 주변 볼거리와 먹을거리 소개 ▲알고 보면 나도 한다 라는 카드뉴스 제공 ▲체전 보고 충남 보고 카드뉴스 연재 ▲충남에 뭐 있어? 웹툰 통해 지역 소개 등 트렌드에 맞는 효과적인 홍보를 펼쳤다.
김정수 의원은 “내년은 6~7월 러시아 월드컵, 2월의 평창 동계올림픽, 8~9월의 창원 세계사격선수권대회, 8~9월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 등 세계 규모의 대형 스포츠대회가 줄지어 있어 자칫 익산의 전국체전이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타 대회 일정을 고려한 특색 있고 효과적인 홍보 전략 마련을 주문했다.
윤영숙 의원은 성공적인 체전 개최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시민서포터즈의 효과적인 활용을 당부했다. 시민서포터즈는 올해 2월 2,986명 모집이 완료됐지만, 발대식은 5월 말이 돼서야 이뤄졌다. 도지사 일정 때문이었다는 게 행정의 해명이다.
김태열 의원은 체전 D-day 카운터기 조속한 설치와 장애인체전이 홍보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할 것을 주문했고, 조규대 의원은 철도 주변에 있는 기존 홍보탑 활용을 당부했다.
박철원 의원은 전국 규모의 각종 행사에 서포터즈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활발한 홍보를 주문했다.
◇ 주차공간 확보 ‘여전히 숙제’
익산에서 펼쳐지는 개·폐회식에 필요한 주차공간은 4,400대로 예상된다. 현재 시는 종합운동장 800면과 임시주차장 4,160면을 주차장으로 활용해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하지만 구체적인 임시주차장 확보계획을 보면 곳곳에 문제점이 드러난다. 우선 2000대를 예상하고 있는 쓰레기 야적장은 현재 야적돼 있는 압축쓰레기 소각이 체전 개최 전에 완료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제2공단 내 양측 도로를 활용해 500대 공간을 마련한다는 것도 공단 출퇴근 차량들을 임의로 배제할 수 없이 때문에 업체 측과의 협의가 우선돼야 한하는 상황이고, 편의를 이한 셔틀버스 운행계획은 별도로 수립해야 한다.
팔봉초등학교 예비 임시주차장의 경우 안전사고 발생 우려와 학교 측 협의라는 숙제가 남아 있다.
이와 관련 유재구 의원은 2공단 업체들과의 사전 협의를, 김수연 의원은 팔봉초 어린이들의 안전사고 예방대책의 면밀한 검토를 각각 주문했다.
◇ 턱없이 부족한 숙박시설.. 대비책 마련 ‘시급’
체전 기간 동안 익산지역의 숙박 예상인원은 8,500명이다.
하지만 익산시가 현재 수용 가능한 인원은 관광호텔과 여관, 굿스테이, 청소년수련시설, 농촌체험휴양마을, 농어촌 민박까지 합쳐 7,600명에 불과해 900명의 잠자리가 부족한 상태다. 이에 시는 여산 부사관학교 간부숙소와 원불교 중도수련원 숙소 사용가능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
유재구 의원은 “부사관학교나 중도수련원 계획이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금마나 함라 한옥마을 등 차선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열 의원은 “과거 대전엑스포 당시에 대전시는 분양을 앞둔 국화아파트를 한시적으로 활용해 숙박시설 문제를 해결했다”면서 “익산시도 지역 내 여건이 맞는 아파트를 물색하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