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설계사 책임 회피, 관리·감독 책임 농촌공 해결의지 도마 위

지구변경 용역 5천만원 같은 설계사에 맡겨..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꼴

<속보>한국농어촌공사 익산지사(지사장 김선호)가 설계와 달리 엉뚱한 부지를 침범해 조성된 서동마농촌테마공원(이하 농촌테마공원)에 대해 사태발생 2개월이 지나도록 책임 소재 및 원인 규명도 하지 않은 채 수습에만 급급해 물의를 빚고 있다. <2017년 6월 12일자 보도>

특히, 농촌공이 해당 사태로 인해 추가로 필요하게 된 설계 변경 및 관광지구 지정변경 용역을 문제가 발생한 해당 업체에 다시 맡긴 것으로 드러나며 설계사에 대한 특혜 의혹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익산시가 지난 2010년부터 농촌공에 일괄 위탁해 시행 중인 농촌테마공원 조성 사업은 올해 준공을 앞두고, 도로와 공원 일부가 설계와 다른 부지에 조성된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을 빚었다. 그 탓에 설계를 변경하고 전라북도에 관광지구 변경 지정을 요청하는 등 행정력과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

허나 농촌공은 사태 해결을 위한 원인 규명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이대로 사건을 무마하려는 모양새다. 수차례의 문의에도 시공사와 설계사에 소명을 요구해 기다리고 있다는 답변만을 내놓고 있다.

또한 해당사업의 설계를 맡았던 설계사에 다시 약 5,000만 원의 비용을 들여 설계변경 등의 용역을 맡긴 것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도 뚜렷한 소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농촌공 담당자는 “설계사와 시공사의 소명자료가 도착하면 각 업체와 모여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선에서 원만히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해당 설계사에 다시 용역을 맡긴 것은 당초 그 업체가 설계했던 것인 만큼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 였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농촌공의 입장과 업체들의 입장은 판이하다. 현재 시공사와 설계사 모두 관련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촌테마공원 조성사업 시공사인 D건설의 최 모 대표는 “문제가 발생한 이후 수백만 원을 들여 타 회사에 맡겨 측량을 해봤지만 주어진 설계도면 대로 시공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설계대로 시공된 이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더 이상의 책임은 질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해당 설계에 참여한 J기술단 역시 “우리가 납품한 설계를 농촌공이 검증해 이상이 없었기에 도장을 받은 것”이라며 “이후 지적공사 등 검증과정이 여러 차례가 있는데 전혀 이상이 없다가 다 시공된 이후 설계가 잘못됐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렇게 관련 업체들이 책임을 회피하면서 금마면 신용리 금마저수지 일원에 농촌테마공원을 조성하면서 추가로 매입한 부지 750㎡에 대한 비용과 준공지연으로 인한 피해 등에 대한 배상문제도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익산시에 따르면 공문을 보내 해당 사태에 대한 원인 규명과 책임을 독촉하고 있지만 농촌공은 해결 의지가 없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총 133억 원을 들인 해당 사업 전반에 대한 특별감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마면 주민 이 모(53) 씨는 “100억이 넘는 큰돈을 들여 하는 사업도 이렇게 주먹구구로 하는 수도 있나보다 하며 허탈한 마음이 든다”며 “문제가 발생했으니 원인을 파악하는 게 우선인데 사건을 덮기에 바쁘다는 것은 뭔가 찜찜한 구석이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