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고통에도 매번 개선명령 뿐.. 실효성 없어

비상대책위 “누범가중 등 강력한 대안 마련 필요”

지속적인 악취배출로 인해 신고대상시설로 지정·고시된 왕궁 B영농조합법인이 또다시 기준치를 초과했다.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인근 주민들은 조업정지나 폐쇄명령 등 보다 강력한 제재조치를 원하고 있지만, 관련법령상 개선명령을 내릴 수 있을 뿐이어서 악취 행정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익산시에 따르면 B업체는 지난 6월 19일 실시한 악취검사 결과 배출구 448을 기록, 기준치 300을 초과하면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행정이 내릴 수 있는 처분은 개선명령 뿐이다. 관련법령상 조업정지 명령을 하기 위해서는 ‘연속해서 초과’를 요하고 있기 때문.

앞서 이 업체는 2016년 8월 24일 악취검사에서도 부지경계 20, 배출구 669를 기록하며 기준치를 초과했다. 하지만 이후 검사에서는 기준치 이내를 기록하면서 관련법령상 ‘연속해서 초과’를 요하는 조업정지 처분을 피해갔다.

이 같은 실효성 없는 조치 탓에 업체는 매번 기준치를 초과하면서도 개선명령 외에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고 있고, 주민들은 “악취로 인한 고통이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고 성토하고 있다.

춘포왕궁악취비상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B업체가 악취 배출구를 2개로 나눠 악취를 분산시켜 농도를 낮추는 꼼수를 쓰고 있는데, 행정이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하고 “개선명령만으로는 악취를 잡을 수 없다는 것을 행정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안을 마련하지 않는 것은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주민들은 외면한 행정”이라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악취 배출구를 2개로 한 것은 저감시설 과부하를 고려한 조치이며, 업체 측에서 별도의 저감시설을 추가로 설치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서 “이번 악취검사에서 기준치 초과가 나옴에 따라 1개월의 개선명령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B업체는 지난 2013년 3월 8일 악취배출시설 신고대상시설로 지정·고시됐고 그로부터 1년 이내에 악취방지계획에 따라 악취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했지만,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2014년 3월 11일, 4월 25일, 7월 25일, 8월 18일에 악취배출허용기준을 초과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