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분양계약 내용에 포함된다’ 판시.. 계약불이행

시행사 무책임 행태.. 입대위, 주민 공론화 후 대응 예정

영등동 골든캐슬아파트 시행사가 하자보수 관련 사해행위 논란에 이어 분양사기 논란에 휩싸였다. 분양 당시에는 아파트 단지 인접 부지를 ‘산책로 및 조깅코스’로 명기해 광고해 놓고 10여년 넘게 방치하면서 계약내용을 불이행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아파트는 2003년 2월 주택건설 사업계획 승인을 받고 2005년 3월 입주가 시작됐다. 당시 분양광고물의 단지배치도에는 인접 부지가 산책로 및 조깅코스로 명기돼 있고 조감도 역시 공원으로 표현돼 있다. 게다가 시행사 측은 분양계약 당시 이를 문의하는 입주예정자에게도 분명히 산책로 및 조깅코스라고 설명했기 때문에 대다수의 입주민들은 이를 믿고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해당 부지(영등동 149-17 등)는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방치된 채 골칫덩이로 남아 있는 상태다. 현재 부지는 인근 영화관을 비롯한 상가 방문객이나 주민들의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마른 날은 흙먼지가 날리고 비가 오는 날은 울퉁불퉁한 바닥에 웅덩이가 생겨 지속적인 민원을 야기하고 있다.

이 같은 아파트 분양광고와 관련해 대법원 판례는 ‘아파트의 외형·재질 등에 관한 분양광고의 내용이 분양계약의 내용이 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판례(대법원 2007. 6. 1. 선고 2005다5812,5829,5836 판결)는 ‘분양광고의 내용이나 분양회사가 수분양자에게 행한 설명 등이 비록 청약의 유인에 불과하다 할지라도 그러한 광고 내용이나 조건 또는 설명 중 구체적 거래조건, 즉 아파트의 외형·재질 등에 관한 것으로서 사회통념에 비춰 수분양자가 분양자에게 계약내용으로서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이는 사항에 관한 한 수분양자들은 이를 신뢰하고 분양계약을 체결하는 것이고 분양자들도 이를 알고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분양계약시에 달리 이의를 유보했다는 등의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분양자와 수분양자 사이에 이를 분양계약의 내용으로 하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또 ‘유실수단지 광고 및 테마공원 광고는 아파트의 외형·재질 등에 관한 것으로서 분양계약의 내용이 된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행사인 (주)캐슬 측은 10여년째 수수방관한 채 계약내용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분양 당시 (주)캐슬의 대표이사였던 A씨는 등기부상 2010년 9월 28일부로 사임한 상태이며, 2014년 3월 24일 취임한 사내이사 1명 외에 나머지 이사 전부가 사임하거나 퇴임한 상태다.

게다가 A씨는 현재 골든캐슬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으며, 문제의 부지로 인해 주차공간 혜택을 보고 있는 인근 영화관과 보석업체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무책임한 행태의 전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분양 당시 약속한 부분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며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조만간 회의를 열고 이 사안에 대한 공론화 과정을 거칠 예정이며, 주민들의 뜻이 모아지는 대로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시행사의 전 대표이사였던 A씨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전화연결을 시도했지만, A씨는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한편 논란이 되고 있는 부지는 도시계획상 도로로 지정돼 있으며, 2006년 말 일부 주민들의 도로포장 요구에 따라 익산시가 미집행 도시계획시설(도로) 단계별 집행계획을 거스른 채 2008년 토지매입 명목 예산 5억원을 편성하면서 민관유착 의혹을 낳았다. 분양계약과는 달리 도로개설 움직임이 일자, 당시 총 155세대 중 절대 다수인 132세대(85%) 주민들은 서면동의를 통해 도로개설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고 공원녹지로의 변경을 요구한 바 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