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센터장 김현철)가 2028년까지 ‘사회적경제 조직 150개 육성 및 일자리 1만개 창출’이라는 야심찬 계획을 밝힌 가운데,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해 각계각층 인사로 구성된 육성위원회가 ‘현장성 강화’를 성공의 열쇠로 꼽았다.

지난 25일 열린 사회적경제 육성위원회 회의에서 위원들은 센터에서 수립하고 추진하는 계획과 현장과의 간극을 좁히고 센터와 행정,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같은 호흡으로 가야 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임탁균 익산지역자활센터장은 “가장 우선적으로 사회적경제 조직들에 대한 특성과 욕구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돼야 하는데 아쉬움이 있다”며 “사회적기업뿐만 아니라 협동조합과 자활기업, 마을기업 등은 물론이고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을 함께 할 수 있는 잠재적 자원들에 대한 조사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회적경제 영역에 있는 조직들 간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하다”면서 “필요성을 알아도 현실적인 여건으로 인해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못하거나 현장에서 나오는 아이템들이 많은데도 잘 엮어지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행정에서 판을 깔아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자활센터를 예로 들면 보건복지부의 정책방향에 따른 지원이 많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공공일자리를 가지고 가면 무너지지 않는데, 그렇지 못하면 무한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며 행정의 1차적인 배려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유은미 (유)함해국 대표는 “공공구매시 공무원들이 왜 이걸 선택해야 하는지 필요성을 인식하고 사회적경제 전반에 대한 사고방식을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교육을 통해 충분히 흡수해야 저변 확대가 가능하다”고 피력했다.

또 “급여는 적더라도 만족도가 높은 소규모 일자리가 지속가능하다는 데이터가 있다”면서 “대기업 유치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직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소병규 세무사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부가세 처리 마지막 날에 무척 바빴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는 것은 기업체 수 자체가 줄어들고 그나마 있는 업체들조차도 매출액 하락 추세라는 얘기”라며 “지역 선순환구조 구축을 통해 활성화를 꾀하려는 노력들이 기반이 돼 힘든 상황에서 숨통이 트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문선 좋은정치시민넷 대표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용어 자체부터 쉽게 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회적경제가 특별한 영역이 아니라는 인식, 누군 참여가능하다는 인식 제고를 위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생존권 등 절박한 요구에 의해 출발한 유럽 국가들과 우리나라의 사회적경제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부분을 공공영역에서 시작하다 보니까 대중적으로 확대돼 있지 못하고 공무원들마저도 공공의 가치를 실현한다는 중요성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중간지원조직으로서의 센터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진병 원광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센터 보고서상의 데이터로만 보면 익산이 도내에서 가장 앞서있는 상황이지만, 구체적인 내용 측면은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장기적 목표가 좋은 수치로 표현돼 기대가 되지만, 이를 위한 예산 조달과 기반 구축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또 “사회적경제가 전 세계적인 트렌드임에는 틀림없지만 정작 학생들이 아이템을 발굴해 사업화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대학은 대학대로 센터는 센터대로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하고 연계해서 청년들의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컨설팅해서 끌고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사회적경제가 결국에는 고령화나 저출산, 인구유출, 도시소멸 등의 문제와도 연결돼 있어 도시재생과도 연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공무원 전체가 사회적경제를 단순히 바라보지 말고 통합적 관점에서 끌고 가야 하며, 한정된 예산으로 성과를 거두려면 단기·중기·장기 과제들을 센터 혼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협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형택 시의원은 시장의 중점 공약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센터의 위치가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과 연계가 필요한 행정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부서별 칸막이 현상을 지적하고 “지역의 미래가 달려 있는 농업 분야 등 센터에서 창업할 수 있는 부분을 발굴하고 제시하는 선도적 역할을 해 달라”면서 “시민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센터에서 관련 내용을 소개하고 전파하며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재동 익산시협동조합협의회 고문은 “센터가 이론이 아니라 어떻게 현장으로 들어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면서 “중간지원조직으로서 마을기업, 자활기업, 농촌공동체 등과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 계획 수립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를 주재한 김철모 부시장 역시 공공부문의 의식개선을 위한 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사회적경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고민이 행정에서 선행돼야, 성공적인 생태계 조성이 가능하고 올바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다”고 피력했다.

공공구매와 관련해서는 “여러 분야의 요구를 모두 충족하기에는 행정의 구매여력이 한계가 있다”면서 “공공부문이 1차적으로 지원을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사회적경제 조직 차원에서도 구매력과 경쟁력을 갖추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