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 진술 외 근거 없다”며 감찰·무고 등 강력대응 천명

정헌율 시장이 “한 정치인에 대한 인격살인에 해당되는 아니면 말고 식의 수사행태들은 종식돼야 한다”며 최근 자신에 대한 전북경찰청의 부적절한 수사에 일침을 가했다. 또 명예훼손 및 인권침해를 이유로 경찰청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을 이유로 지역 내 A언론사 대표 B씨에 대한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지난달 31일 익산시청 2층 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연 정헌율 시장은 기부금 강요 등의 혐의로 자신을 소환조사한 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전북경찰을 겨냥해 “짜 맞추기식 무리한 수사”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간 수사과정에 대해 말을 아껴왔던 정 시장이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전북경찰의 수사가 부당했음을 강조하며 강력대응 입장을 천명한 것은, 자신에게 씌워진 혐의가 부당함을 알리고 시정안정을 도모하는 한편 검찰로 넘어간 수사를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날 정 시장은 “멀쩡한 사람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몇 사람의 허위진술만으로 하루아침에 범죄인으로 둔갑했다”면서 전북경찰의 수사행태와 이를 토대로 한 언론보도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이번 수사는 철저히 그 어떠한 증거 하나 없이 오직 상대방의 진술에 의해 시작됐다”면서 “지난 7월 12일 소환조사시 상대방(골재채취업자)과의 대질신문에서 상대방 주장이 허구임을 단호하게 주장했음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저의 혐의에 대한 그 어떠한 증거는 없으며 특정인의 일방적 주장만을 근거로 기소하는 것은 경찰 스스로도 무리한 수사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시장은 “언론보도에 의하면 ‘장학금을 내지는 않았지만 장학금 기부를 강요했기 때문에 뇌물수수죄를 적용했다’고 하는데, 이번 사건과 관련 장학금의 ‘장’자도 꺼낸 적이 없는 사람에게 이런 죄를 적용한다는 것은 전형적인 짜 맞추기식 수사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내년 선거를 염두에 둔 흠집 내기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은 하지 않았지만 “시민들이 다 아실 것”이라고 답했고, “완전히 짜 맞춰졌던 약촌오거리 사건의 당사자가 얼마나 억울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는 심경도 밝혔다.

그러면서 ▲취임 이후 1년여 동안 시정전반에 대한 36건의 자료제출을 요구하고, 그중 석산관련 건을 집중적으로 수사하면서 17명의 직원이 50여회에 걸쳐 경찰 조사를 받는 등 시 소속 공무원들을 불안에 떨게 했고, 장학금 모금 관련 혐의내용이 나오지 않자 시정 다른 분야까지 수사를 확대할 것처럼 몰아가 혐의를 정당화하려는 의도가 다분한 점 ▲사실관계 확인전화 한 번 없이 어느 날 갑자기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면서 자기방어권이 무시된 점 ▲실시간으로 중계하듯 수사상황을 언론을 통해 공포했고, 지금까지 총 230건의 보도로 인해 자신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 점 ▲장학금 모금과 전혀 관련 없는 취임 전 농업회사법인 창고 건을 수사에 끼워 넣고 마치 재임시 영농법인을 설립하고 공무원들의 비위가 발생한 것처럼 언론에 흘림으로써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힌 점 등을 문제 삼았다.

이어 정 시장은 “전북경찰의 무리한 수사 탓에 명백한 인권침해가 발생했다”면서 “경찰청 감찰부서와 국가인권위원회에 피의사실공표죄 등의 사항으로 감찰을 의뢰하고, 그간 대질신문 등 수사과정에서 전혀 사실무근인 사항을 허위진술한 골재채취업자와 공무원 1명 등 관련자에 대해서는 법률적 검토를 거쳐 무고죄로 고소하는 등 강력대응 하겠다”고 천명했다. 또 “사실과 다르게 허위사실을 유포한 언론사와 개인 등 관련자들에게도 법적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정 시장은 “그간 강조해 왔듯이 장학금 모금과 관련 한 점 부끄럼 없으며, 어떠한 부당한 지시나 강요도 없었다”면서 “청렴행정을 제1의 시정목표로 삼고 청렴도 향상을 위해 진력해 왔지만 이번 경찰수사는 저의 이런 뜻을 완전히 뒤엎은 가혹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또 “익산사랑장학금은 뜻 있는 시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모금해 자라나는 우리 자녀들을 위해 지급되는 미래를 위한 투자금이지 결코 시장 개인의 치부를 위한 자금이 아니다”라며 “이 사건으로 인해 기부문화가 위축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전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정 시장에 대해 장학금 기부를 강요한 혐의와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지난달 28일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정 시장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 이후 곧바로 경찰청과 국가인권위원회에 등기로 진정서를 제출했으며, 이달 4일 A언론사 대표 B씨를 상대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