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방·음해 풍토 근절하고 지역발전에 매진할 것 다짐

“청렴 인생에 큰 상처를 남겨 치욕적이고 통탄스럽다.”
정헌율 시장에게 덧씌워졌던 올가미가 벗겨졌다. 6개월여 진행된 수사 끝에 검찰은 정 시장에게 적용된 뇌물수수 및 장학금 강요 혐의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그간 제기됐던 각종 의혹이 해소됨으로써 향후 재선가도를 위한 반등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관련기사 3면>
지난 10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정 시장은 “결과와 책임 소재를 떠나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이며 시정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견고한 신뢰와 지지를 보내주신 시민들께 보답하기 위해 지역발전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40분여 진행된 간담회에서 정 시장은 줄곧 자신이 살아왔던 청렴 인생을 강조하며, 자신과 30만 익산시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 비방·음해 풍토를 반드시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미리 준비된 글을 읽으며 그동안의 소회를 조심스럽게 밝히면서도, 전북경찰과 관련해서는 “선거를 앞두고 평생을 목숨같이 여겨온 청렴 문제를 타깃으로 삼은 그 배후가 의심스럽다”거나 “관련 진술 외에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 30만 도시의 단체장을 대상으로 속전속결하지 않고 6개월여 시간을 끈 것은 30만 익산시민을 깡그리 무시한 수사”라며 다소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사건이 검찰로 송치된 이후 5시간여의 조사를 받았는데 지금까지 기자는 물론 어느 누구도 몰랐던 것과는 달리 경찰 소환조사 과정에서는 당초 비공개라는 약속과는 달리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어 두 차례에 걸쳐 경찰서에 출두하는 해프닝이 벌어졌고, 아무 죄도 없이 포토라인에 설 수 없었을 뿐이었는데도 마치 기자들을 무서워서 피한 것인 양 보도가 잇따랐다”며 불편했던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백주에 한순간 피의자로 전락한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사회에 아직까지도 비방·음해를 일삼는 풍토가 사라지지 않았음을 실감했다”면서 “이번을 마지막으로 다시는 거짓과 음해로 인해 억울한 희생을 당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고 피력했다.
그는 또 “청렴을 신념이자 목숨처럼 여기고 살아왔고 33년 공직 평생을 청백리 외길만을 걸어왔으며, 이 부분이 시민 여러분들이 지난 선거에서 저를 선택해 주신 이유”라고 강조하고 “취임 후 그 어떤 과제보다 비리척결과 청렴도 향상에 진력하고 강도 높은 청렴정책을 통해 공직조직을 쇄신하고자 혼신의 노력을 다했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절대 될 수 없는 것임을 깨달았다”면서 “개혁과 쇄신에 저항하는 세력들이 있겠지만 다른 것을 다 포기하더라도 청렴도 향상 하나만큼은 분명히 해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질문에는 “올해 추석 이후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며 “많은 분들이 도전해 시민들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며, 무엇보다 네거티브가 아닌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건으로 시정운영이 주춤한 측면이 있는데, 말끔히 마무리하고 선거에 뛰어들 것”이라며 재선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한편 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윤철민)는 지난 8일 “전북경찰이 송치한 익산시장의 석산업자 C씨에 대한 뇌물강요 및 뇌물수수 혐의와 석산업자 E씨에 대한 장학금 모집 혐의에 대해 수사한 결과 ‘혐의 인정의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채석변경허가 대가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익산시 전 환경녹지국장 B씨를 구속기소하는 한편, 검찰의 추가수사를 통해 공여자인 석산업자 C씨를 ‘무허가 채석으로 수회 처벌받고도 차명으로 재차 무허가 채석을 한 혐의’와 ‘B씨 등과 정부양곡관리사업을 통해 국고융자금 5억원 등을 편취한 혐의’까지 추가로 밝혀내 구속기소했으며, 전 시장행정비서 D씨를 국고융자금 5억원 등을 편취한 혐의와 정부양곡관리사업 관련 다른 공무원에게 명절 선물을 제공한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