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뒤 ‘준비 중’.. 타지석 반입 가능하게 조례 바꾸려 해

익산 석제품 전시홍보관(이하 석제품전시관)이 본격 운영에 들어갔지만 개관 뒤 10여일이 지나도록 대부분의 전시장이 빈 공간인 것으로 확인돼 시작부터 졸속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익산시는 입점업체들이 타 지자체의 석재를 이용한 가공품을 반입할 수 있도록 조례 개정에 나서며 익산석의 우수성 홍보라는 당초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산시는 향토산업인 석재산업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총 사업비 70억원을 들여 황등면 율촌리 석재단지 인근에 석제품전시관을 건립했다. 익산석의 우수성을 알리는 역사 홍보관 및 전시판매관을 비롯해 실외 전시장과 조각공원 등으로 조성됐다.

석제품전시관은 당초 지난해 개관할 방침임을 밝혔으나 차일피일 지연되다 올해 3월 8일에서야 정식 개관식을 열고 운영에 들어갔다.

그러나 개관 뒤 보름이 넘도록 전시관은 휴업 상태나 마찬가지다. 정작 전시되고 있어야할 석제품들이 아직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22일 방문 결과 실내 전시관 4곳 중 2곳이 빈 공간이며 실외 전시장의 경우 단 한 곳도 전시가 완료된 곳이 없어 허허벌판인 상황이다. 석제품에 대해 관심이 있어 석제전시관을 찾는다면 누구라도 헛걸음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익산시 관계자는 “내부 전시관의 경우 2개 업체가 입점을 서두르고 있으며 외부 전시장의 경우 20곳의 전시장 중 15곳이 분양된 상태이나 현재 지반이 약해 무거운 제품을 설치하기 힘들어서 지연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익산시가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관부터 서두른 셈이다. 또한 실제 수혜자인 지역 석재업체와의 협력체제도 긴밀히 유지하지 못한 채 끌려 다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런 점에서 최근 익산시가 익산석이 아닌 타 지역 석재를 석제전시관에 반입할 수 있도록 조례 개정에 나선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당초 석제전시관에는 익산석을 사용한 제품만 반입이 가능했다. 그러나 석제품전시관 개관을 앞두고 입점업체 모집결과 미달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석재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건립한 석제품전시관인데 정작 업체들이 입점을 꺼려하는 것이었다.

이에 익산시는 타 지역의 석재를 사용하더라도 지역에서 가공했을 경우 전시판매가 가능하도록 조례를 수정하려 나섰다. 전시관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제품이 구성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에 개관한 직후부터 당초 석제전시관의 건립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조례가 개정될 경우 익산석의 우수성 홍보와는 관련 없는 제품이 마구잡이로 전시판매되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황등면 주민 A씨는 “애당초 익산석을 홍보하려고 했으면 면밀하게 설계해서 그 특성에 맞게 전시관을 설계했어야 하는데 그냥 공간만 만들고 가져다 전시하려니까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이라며 “수십억을 들이붓고도 효과를 보기보다 매년 예산만 잡아먹는 시설로 전락할 것 같아 걱정이 된다”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