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폭로된 익산제3일반산업단지 진입로도 개설공사 관련 문제점들이 전북도 감사 결과 사실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수년에 걸쳐 공사가 진행된 탓에 추진 도중 해당 부서장과 실무자가 수차례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불법과 부조리가 사라지지 않고 변함없이 되풀이됐다는 점에서, 건설공사현장에서 아무 거리낌 없이 자행되는 악습과 폐단이 하루빨리 척결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북도가 지난 19일 공개한 ‘2017년 익산시 종합감사’ 결과를 토대로 사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법정 의무사항인 예비준공검사 불이행.. 과다 준공 빌미
관련 법령 및 지침에 따르면 예비준공검사는 준공 2개월 전에 실시해야 한다. 건설사업관리기술자(감리원)는 시공자로 하여금 예비준공검사원을 제출토록 하고, 시공사가 제출한 서류를 검토해 발주청이 익산시에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책임건설사업관리기술자(구 책임감리원)는 1차분은 준공 1개월 전 공정률이 26.56%, 2차분은 준공 2개월 전 공정률이 43.62%, 3차분은 준공 1.5개월 전 공정률이 52.53%에 머물러 있어 예비준공검사원을 익산시에 제출하지 못하는 여건이었고, 4·5차분은 절대공기가 짧다는 이유 등을 대며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
발주청인 익산시 역시 소속 직원 2인 이상의 검사자를 임명해 예비준공검사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하지 않아 1~5차분까지 사업추진과 준공처리 등 전반적인 사항을 건설사업관리용역업자(구 감리전문회사) 및 책임건설사업관리기술자(구 책임감리원)에게 맡겨 과다준공 할 수밖에 없는 원인을 제공하는 등 법적 의무이행 사항을 태만히 했다.
◇ 차수별 공사 수행상 문제점(부진공정) 파악 및 보고 태만
발주청인 익산시는 건설공사 전반을 총괄하고 건설사업관리가 성실히 수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지도점검을 실시해야 한다.
건설사업관리기술자 역시 매주 또는 매월 정기적으로 공사 진도를 확인하고 예정공정과 실시공정을 비교해 공사의 부진여부를 검토해야 하며, 검토·확인한 부진공정 만회대책과 이행상태 점검·평가 결과를 발주청인 익산시에 보고해야 함에도 이를 해태하거나 허위 보고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차수별 부진공정이 주간공정회의 등을 통해 공사관리관 및 담당계장에게 일부 보고됐으나, 부진공정 만회대책과 그 이행상태 점검·평가 결과는 1차분 준공 2개월 전과 2차분 준공 5.5개월 전에 보고됐을 뿐 3·4·5차분은 보고되지 않았다.
또 매월 익산시에 제출하는 건설사업관리 중간(월별)보고서에는 단 한 번도 부진공정에 대한 거론 없이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고됐고, 차수별 최종 월간감리보고서에는 공사 추진계획 대비 실적 공정률을 100%로 허위 보고(1~5차분 전부)됐다.
익산시 역시 1~5차분 공사를 추진하면서 공사관리관 등이 수차례 현장출장(지도감독 등)했고 부진공정 만회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주간공정회의, 간담회 등에도 참석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연의 업무를 태만히 했다.
공사 진행상 문제점 파악 등은 책임감리원 고유업무로 침해할 수 없고, 출장목적에 적시된 지도감독은 결재시 통상적으로 써온 것이며 지도감독이 아닌 민원처리만 했다는 게 해명이다.
◇ 짬짜미 허위 공문서 작성으로 차수별 부당 준공.. 공사비 59억9,016만원 과다 지급 및 시공사 지연배상금 624억5,722만원 면제 특혜
책임건설사업관리기술자는 1차에서 5차까지 공사에서 기준 도급액 355억2,119만원 중 208억5,022만원만 시공 완료(공정률 58.69%)돼 사업을 준공 처리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시공사가 제출한 준공검사원을 그대로 인정했다.
게다가 준공검사자(기술지원건설사업관리기술자) 및 입회자와 함께 공모해 준공검사를 부당하게 실시하고 준공검사조서를 허위로 작성해 익산시에 통보하게 했다.
익산시 역시 준공 전 1~2개월 당시의 공정률이 저조(1차 26.56%, 2차 43.62%, 3차 52.53%)해 기한 내 준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동조했다.
특히 1·3·5차분 준공검사일에 준공검사자가 불참했으며 차수별로 사업이 완료되지 않아 준공처리가 불가능한데도 차수별로 부당 준공한 사항을 묵인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 같은 차수별 부당 준공으로 인해 공사비 59억9,016만원(2017년 12월 22일 기준, 법정이자 포함)이 과다 지급됐다.
또 준공검사 부당 처리로 인해 계약의 이행을 지체한 시공사에게 지연배상금 624억5,722만원을 부과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 현장 실정보고 처리 부적정.. 설계변경으로 공사비 25억700만원 부풀려
익산시는 1차분 공사 과정에서 준공 1개월 전 공정률이 26.56%에 불과한데도 책임감리원으로부터 설계변경과 관련해 실정보고 받은 사항을 준공계 접수 8일 전에 내부검토를 거쳐 승인했다.
또 이를 책임감리원에게 통보하지 않은 채 준공계 접수 당일 계약부서에 의뢰해 계약금약을 14억1,400만원 증액했다.
2차분의 경우도 준공 2개월 전 공정률이 43.62%인데도 설계변경 관련 실정보고를 받고 준공 6일 전에 설계변경의 시기 등을 명확히 정하지 않은 상태로 책임감리원에게 승인 통보했고, 준공 1일 전에 설계변경해 계약금액을 10억9,300만원 증액했다.
이처럼 설계변경 이전의 계약물량 자체만으로도 준공여부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에서 준공기간 연장 없이 설계변경 함으로써, 준공기간 내 사업을 완료하지 못하게 했고 이로 인해 허위로 과다 준공의 원인을 제공했다.
◇ 관급자재 허위 검수.. 5개사 11억4,176만원 부당 지급
건설사업관리기술자는 자재에 대한 검수조서를 작성할 때 시공자자 입회·날인토록 하고 검수조서는 발주청에 보고해야 하며, 잉여지급자재가 발생한 경우 품명·수량 등을 조사해 발주청에 보고한 후 시공자로 하여금 지정장소에 반납토록 해야 한다.
하지만 1~5차분 공사 과정에서 관급자재(레미콘, 매트) 구입량 대비 실제 사용량이 적어 잉여지급자재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보고나 반납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게다가 책임건설사업관리기술자는 관급자재가 현장에 반입되지 않았는데도 현장에 반입된 것으로 물품검사조서를 허위 작성해 제출했고, 익산시는 물품검사조서를 기성 및 준공검사시 제대로 된 확인 없이 그대로 인정해 5개사에게 관급자재비 11억4,176만원이 부당 지급됐다.
◇ 공사 재개 전 안전점검 미이행
건설공사 시행 도중 중단돼 1년 이상 방치된 시설물이 있는 경우에는 공사 재개 전에 그 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을 관련 법령에 따라 실시해야 한다.
하지만 시공사는 1년 이상 방치된 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지 않았으며, 익산시와 감리원 역시 안전점검에 대한 어떠한 지시도 하지 않았다.
◇ 안전점검비 실정보고 승인 부적정 및 설계변경 통한 4억649만원 감액 미시행
건설업자는 공사의 종류 및 규모 등을 고려해 정기안전점검과 초기점검을 실시해야 하며, 이에 따라 익산시는 계획된 4개의 시설물에 대한 점검비용만을 반영했어야 했다.
하지만 시공자는 중앙분리대가 설치된 교량을 상·하행으로 구분해 7개의 시설물에 상당한 물량을 점검하는 것으로 건설사업관리기술자에게 보고했고, 이는 아무런 보완 없이 익산시에 그대로 보고돼 승인됐다.
이로 인해 과다점검비 4억649만원이 발생했지만, 익산시는 설계변경 등을 통한 계약금액 조정(감액) 조치를 감사일(2017년 12월 22일)까지 하지 않았다.
◇ 5차분 준공 이후 시공자 사업추진 묵인.. 안전불감증 심각
익산시는 5차분 준공일인 2016년 9월 21일까지만 전면책임감리용역을 수행토록 하고 이후 건설사업관리기술자를 철수시켰고, 철수 이후에는 어떠한 사유가 있더라도 사업추진을 금지해야 하고 불가피한 사항 발생시에는 소속 직원이 관련 업무를 수행토록 했어야 한다.
하지만 2016년 9월 22일부터 10월 24일까지 건설사업관리기술자 등의 확인 및 감독 없이 육교 등 주요구조물과 배수공 등을 시공자가 임의로 시공했고, 같은 기간 관계 공무원이 수차례 민원처리 등을 이유로 현장출장했음에도 불구하고 33일간 임의 시공을 묵인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