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의회 김주헌·박종대, 각기 상반된 의견 내놔

신청사 건립을 위한 국토부 공모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시점에 청사 위치를 둘러싼 신경전이 익산시의회에서 벌어졌다. 미래지향적인 측면에서 북부권으로 이전하는 방안과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현 위치를 고수하는 방안이 나란히 제기됐다.

북부권을 지역구로 하고 있는 김주헌 의원은 현 위치의 공간 부족과 미래 확장가능성, 지역균형발전 등을 내세우며 임상동에 소재한 현 전라북도 소유 원종장 부지를 대안으로 제시했고, 남중동·신동 지역구인 박종대 의원은 과거 사례에 비춰 신청사 건립이 주민간 갈등으로 좌절될 가능성과 구도심 슬럼화를 우려하며 현 위치 건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김 의원은 현 계획에 국비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굳이 LH에 사업권과 이익을 보장해 주면서까지 청사를 건립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고 매년 1,000억 이상의 교부세를 활용한다면 시 자체적으로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시민과의 충분한 소통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고, 박 의원은 쇠퇴 위기의 익산 현실을 직시하고 확장이 아닌 축소에 방향성을 맞추는 도시계획이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지난 3월 28일 제208회 임시회에서 나란히 5분발언에 나선 김주헌 의원과 박종대 의원은 각기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신청사 건립 위치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 김주헌, 임상동 원종장 10만평 부지 대안으로 제시

먼저 발언에 나선 김주헌 의원은 “신청사는 익산의 미래를 생각하며 장기적 안목에서 미래지향적으로 신축돼야 한다”면서 “현 부지에 신축하는 것은 시민 대다수의 뜻도, 또 최선의 선택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익산시가 신청사 건립에 대한 사전준비나 시민과의 소통 없이 지난해 국토부 노후 공공건축물 리뉴얼 공모사업에 선정돼 현 청사 부지에 신청사를 건립하려는 계획은 청사 건립을 가장 쉽고 용이하게 추진하고자 하는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에 의한 선택일 뿐, 시민의 불편과 낙후된 원도심, 지역 균형발전과는 전혀 부합되지 않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현 부지에 신청사를 신축하더라도 건물만 새로워졌지 변화가 없을 뿐만 아니라 구도심인 중앙동과 남중동 일원 활성화에 기여할 수 없다는 점 ▲턱없이 부족한 주차 문제를 개선할 수 없다는 점(청사 예정부지 지하주차장과 제2청사 앞 주차빌딩 만으로는 부족) ▲현 시청은 지리적으로 익산시 남쪽 끝에 위치해 있으며 원도심에 있기 때문에 익산 전역에서의 접근성이 떨어지며 도시의 균형발전에도 기여할 수 없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어 “신청사는 현 위치보다는 접근성과 확장가능성이 크고 균형발전이 가능한 다른 지역으로 선정돼야 한다”면서 “임상동에 소재한 현 전라북도 소유 원종장 부지는 매입의 용이성도 있지만 10만평이라는 넓은 면적으로 인해 주차면적과 주민편익시설을 충분히 확보하면서도 그 비용이 적게 들며, 타 시군 및 시 전역에서의 접근성과 확장가능성이 가장 좋은 곳으로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 박종대 “이번에 무산되면, 10년 걸릴지 20년 걸릴지 모른다”

이어 발언에 나선 박종대 의원은 “비좁고 안전성이 떨어지는 청사를 하루빨리 새로 지어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요즘 과거에 발생했던 문제가 다시 반복되려 하는 경향이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고 피력했다.

지난 2007년에 신청사 건립을 추진하다 중단된 사례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익산시는 1995년 도농통합 당시 북부권에 시청사를 포함한 행정타운을 건립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북부권과 남중동 일원 구도심, 부송·영등권, 모현동 일원 서부권 등 지역간 갈등 양상으로 인해 청사 입지를 정하지도 못한 채 중단되고 말았다.

박 의원은 “청사 입지 문제가 논란이 되면 지역간 갈등이 불거지고 청사 건립 문제는 또다시 표류할 수밖에 없고, 이는 자칫하면 익산시민들간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재는 전국적으로 지방 중소도시의 인구감소 추세로 인해 신규 택지개발을 통한 도시의 확장보다는 기존의 구도심을 살리는 도시재생에 정책이 맞춰져 있고 앞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시내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땅값이 싼 곳은 많지만 시 외곽에 나 홀로 청사를 넓게 짓게 된다면, 시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없고 시의 중추시설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시의 발전을 견인하기도 어렵다”면서 “청사 주변 땅값은 오르겠지만 시청사 하나가 그 지역의 발전 동력이 될 수는 없을 뿐더러, 더군다나 청사가 옮겨가고 남겨진 지역은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보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근 다녀온 원주시청을 예로 들며 “원주시청은 택지개발 지역에 넓게 지어놨지만, 직원들이 퇴근하고 밤이 되면 깜깜해 유령청사가 된다고 한다”면서 “넓은 부지에 돈을 들여 주민편의시설을 잘 조성해도 시민이 찾지 않는 시설이 된다면 무용지물이며, 이런 측면에서 시청사는 시의 중심에서 시민이 오며 가며 항상 들를 수 있는 곳에 위치하는 것이 결국 시민이 효율적로 활용할 수 있는 전제다”라고 강조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