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표 남발 방지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 수립 촉구

불법 반입 폐기물과 침출수 처리를 위한 ‘(유)해동환경 폐석산 복구지 정비 민관 협약’ 체결 이후 곧바로 기자회견을 연 낭산주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134만톤의 폐기물 전량제거를 위한 행정대집행 연도별 실행계획과 예상비용 2,900억원 확보계획 수립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지난 5일 익산시청 상황실에서 “이번 정비협약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협약의 내용이 말잔치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협약 이행을 위한 환경부, 전라북도, 익산시의 확고부동한 의지와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수반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익산시가 밝힌 134만톤의 불법 매립 폐기물과 침출수 전량을 제거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약 2,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데, 행정대집행에 대한 연도별 세부 실행계획과 함께 예산확보계획이 조치명령이 만료되는 2018년 8월 31일 이전에 반드시 제출돼야 한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세부 실행계획과 예산확보계획이 없는 행정대집행 약속은 공수표 남발에 불과할 것이며, 30만 익산시민과 3,500 낭산주민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태도에 다름이 아닐 것”이라며 “대책위는 행정대집행의 첫 삽이 떠지는 순간까지 두 눈 부릅뜨고 정비협약의 성실 이행 여부를 지켜볼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와 함께 대책위는 정비협약의 내용을 절대로 고칠 수 없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대책위는 “이번 정비협약은 낭산주민대책위와 낭산주민들의 눈물과 땀의 결실이기에, 혹여 당치않은 이유와 근거, 자료를 내밀며 이 협약의 변경을 시도하려는 행위가 발견된다면 이를 결코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재 한국환경공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폐석산 복구지 2차 정밀조사 최종보고 및 정비방안 도출은 행정대집행의 규모와 방법을 정하는데 중요한 판단 근거이자 향후 예상되는 환경부와 배출업체간 소송에서 재판부의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중차대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면서 “2차 정밀조사 최종보고 및 정비방안 도출과정에서 이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일체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최종보고서의 그 어떤 내용이 됐든 그 누가 됐든 협약의 일점·일획도 바꿀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대책위는 “주민 삶의 터전이 폐기물·침출수 오염으로 뒤덮인 데에는, 웬만하면 허가한다는 행정당국의 인·허가 태도와 반복적 환경오염 원인 제공자들에 대해서조차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해 왔던 단속 태도 등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면서 익산시 행정의 환경적폐 청산과 정책전환도 촉구했다.

또 삼기면 폐기물 매립장 설치 문제를 예로 들며 “시민들의 삶과 건강에 직결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설치여부를 심의하는 도시계획위원회에는 정작 당사자인 시민들의 참여가 봉쇄된 채 비공개 밀실회의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환경적폐 청산 없이 청정익산 건설은 요원하기에, 익산시는 낭산 폐석산 사건을 교훈삼아 고질적인 환경적폐 청산과 주민 우선의 환경정책 등 근본적인 방향 전환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정비협약 체결에 대해서는 “근본적 해결을 위한 큰 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평했으며, 고비마다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푸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이현숙 전북도의원과 국정감사 대응 등 환경부의 책임 소재를 밝히는데 앞장선 정헌율 시장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