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지난달 16일 첫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를 개최하면서 드디어 익산시청 내 근무 중인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정규직 전환의 기로에 서게 됐다. 그동안 정규직 전환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바 있는 익산시가 어떤 결과를 내놓을 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함께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전환 정책이 범정부적으로 적극 추진되기 시작했다. 정부는 우선 공공부문에 대해 지난해 말을 목표로 정규직전환을 마무리하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익산시는 목표한 기한을 넘기면서까지 정규직 전환을 위한 심의위원회조차 구성하지 않으면서 여론의 비난을 받아 왔다. 타 지자체들이 순조롭게 정규직 전환을 마무리하고 있는데도 익산시는 요지부동으로 정규직전환을 지연시키는 모양새를 보였다.

그 사이 익산시는 근무 중인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계약기간이 만료되자 재계약이 불가하도록 나이제한을 두거나 근로기간을 8개월 단위로 계약하는 꼼수를 부리면서 재차 비판여론을 불러일으켰다. 익산시가 정부의 정규직전환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비웃듯이 비껴가는 편법을 부리면서 위법성이 짙은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러한 익산시의 행태에 대해 결국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익산시가 법적 근거 없는 내부 방침만으로 채용자격을 제한해 연령상 차별을 했다는 것이 주요 이유다.

악화된 여론과 인권위 조사 등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익산시는 지난달 16일 첫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로써 정책이 추진되기 시작한 2017년 7월부터 9개월이 흐른 뒤에야 첫 발을 떼게 된 셈이다.

익산시 정규직전환심의위는 김철모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담당 국장과 과장, 그리고 외부에서 변호사와 노무사, 교수, 노동계 대표까지 총 7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위원들은 앞으로 익산시청에 근무하고 있는 매월 약 500여 명의 기간제 근로자들 가운데 정규직전환 여부를 심의할 대상자를 가려내고 그 대상자들 가운데 최종 정규직 전환자를 결정하게 된다.

현재 1차 심의위원회에서는 전환 대상자 규모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지만 타 지자체와 비교할 경우 최소 100여명 이상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보인다.

정부가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정규직 전환 대상자는 1년 중 9개월 이상 근무와 향후 2년 이상 지속가능한 업무일 경우다. 또한 현재 익산시와의 계약이 만료됐다 하더라도 지난해 7월 이후 전환자격이 있다면 올해 열리는 정규직전환심의위의 대상자에 포함된다.

정규직전환심의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철모 부시장은 “일단 위원회가 구성된 것에 의미를 두고 정규직 전환에 대해 전체적인 내용에 대해 논의했다”며 “앞으로 구체적으로 안을 만들고 여러 차례의 심의과정을 통해 대상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