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대책위 “범법자들이 추천한 자문위원이 웬 말”

지정폐기물이 대량 불법매립된 해동환경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폐석산 복구지 조사 및 정비방안 수립 자문회의가 행정의 일방통행으로 인해 파행을 겪었다.

지난 3월 27일 시청 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차 자문회의는 시작도 하기 전에 고성이 오가며 불발됐다.

원인은 익산시와 용역을 맡고 있는 한국환경공단 측의 일방통행.

이날 낭산주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익산시와 한국환경공단이 민관협의회에서 합의한 사항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불법을 저지른 배출업체들이 추천한 이들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정비방안 역시 이 자문위원들을 통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강력 반발했다.

대책위가 제기한 문제점은 ▲제8차 민관협의회 합의사항(전체 5명 내외)을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피해자인 주민 동의 없이 배출업체 및 환경공단 추천 자문위원 대거(6명) 위촉 ▲용역수행 기술자료 미공개 ▲주민들의 일관된 요구이자 환경부차관 약속사항인 ‘폐기물 전량제거’와 상관없는 황당한 정비방안 제시(폐기물 매립량 산출 관련 134만톤 전량이 아닌 99만톤을 주장, 폐기물관리법 적용만 주장, 오염이 심한 일부만 이적처리 및 오염이 덜한 대부분은 존치안정 주장) ▲자문위원 위촉 관련 익산시와 환경공단 상호 책임 떠넘기기 공방 등이다.

또 대책위는 정비방안 최종보고서 채택과 관련해 자문결과와 상관없이 사전에 주민대책위와 협의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지만, 최종보고서의 내용 자체가 향후 법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될 가능성이 많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배출업체가 환경부 조치명령(8월 31일한)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행정대집행을 전후해 법정소소송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배출업자들의 주장이 담긴 환경공단의 최종보고서가 재판부의 판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다.

이에 대책위는 지난 2월 28일 1차 자문회의 이후 3월 9일 긴급 간담회를 요청해 ▲배출업체 추천 자문위원 일체 배제 ▲기술자료 전면 공개 ▲폐기물 전량 이적처리 원칙에 따른 정비방안 제시 등을 강력히 요구했고, 3월 21일 공문을 통해 한국환경공단 측에 요구사항 이행을 촉구했다.

하지만 익산시와 한국환경공단은 일방통행 행태를 보이며 2차 자문회의를 진행하려 했고, 회의 당일 대책위의 거센 반발로 파행을 빚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익산시와 한국환경공단, 주민대책위는 배출업자 추천 자문위원을 전부 제외하고, 학계와 연구기관, 사회단체 등을 포함해 5명의 자문위원을 선정하기로 합의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