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제한 완화, 기존 887세대에서 1,027세대로

최후 수단인 소송에 기대고 있는 주민들 “배신감”

철거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평화동 90-20번지 일원의 모습

평화지구 주거환경 개선사업 관련해 소송이라는 최후의 수단에 기댄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주민들이 또다시 익산시의 보상대책 마련을 눈물로 호소했다.

지난 10일 이일여고 앞에서 서점·문구점을 운영하고 있는 변상순 씨는 최근 익산시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익산 평화 주거환경개선사업 정비구역 및 정비계획 변경(안) 주민공람 공고’를 보고 울분을 토했다.

변경안은 익산대로 접속부 가각 및 사업지 경계 전반의 사유건축물 간섭에 의한 대상구역을 조정하고, 용적률 제한을 완화해 최고 층수를 기존 25층 이하에서 28층 이하로 변경하고, 당초 887세대를 1,027세대로 늘리는 것이 주요 골자다.

턱없이 낮은 보상가 탓에 현상 유지는커녕 앞으로 살 길이 막막해진 주민들은 소송을 진행하며 주변 철거작업을 하염없이 바라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수차례의 시장 면담과 관계부서 호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답변만 되돌아와, 답답한 마음을 어디 속 시원히 하소연할 데조차 없는 변 씨와 일부 주민들은 국민권익위와 국토부의 문을 두드렸다. 청와대와 감사원에 탄원서도 냈다.

그럼에도 시원스런 답을 얻지 못한 이들은 현재 마지막 수단인 소송을 진행 중이다. LH가 진행한 수용재결에서 정한 보상가액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정당한 손실보상액 지급을 요청하고, 법원이 직접 선정하는 업체를 통한 재감정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익산시는 사업시행자인 LH의 수익성을 담보하기 위한 정비계획 변경조치에 들어간 것이다.

익산시에 따르면 지난 3월 28일 ‘익산 평화 주거환경개선사업 정비구역 및 정비계획 변경 결정(변경)(안)에 대한 의견제시의 건’이 익산시의회에서 원안 채택됐고, 같은 달 30일 변경안이 공람 공고됐다. 이에 대한 의견제출은 4월 30일까지이며, 시는 오는 17일 주민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이에 대해 변 씨는 “주거환경을 개선한다는 사업 때문에 원주민은 삶의 터전을 잃고 울분을 토하고 있는데, 사업시행자에게는 아파트 세대수를 늘려주는 혜택을 주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토로했다.

또 “부당한 감정가를 바로 잡고 주민들이 살 수 있도록 이주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요청에는 아직까지 아무런 답을 주지 못하면서, 주민들의 의견은 한마디도 듣지 않고 사업자에게만 혜택을 주려는 익산시 행정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LH의 민간업체 투입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고 감정평가 업체를 따라다니면서 주민들 입장을 대변하는 등 그동안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대토 등 주민들이 요구하는 이주대책 역시 사실상 시가 활용할 수 있는 부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