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여성의전화(대표 하춘자, 이하 익여전)가 익산시청 간부공무원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조직 내부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올바른 진단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위해 ‘외부기관 전수조사’와 ‘외부상담창구 개설’을 촉구했다.

익여전은 지난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3월 8일 세계여성의날을 맞이해 기자회견을 갖고 익산시 공무원 성추행 사건을 경징계 처리하려고 했던 초기 익산시의 태도를 비판하며 진심어린 반성과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 그리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했으나 아직까지 성실한 이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익산시가 재발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내부 상담창구 외에 권력형 성추행으로부터 피해자가 안전하게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여성시민사회단체가 운영하는 외부 상담창구를 추가로 개설하고 익산시 전체 공무원에 대해 외부단체 및 기관에서 실시하는 전수조사를 촉구했지만, 이에 대한 계획이 세워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익여전은 “익산시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및 성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내부적으로 비공개 상담창구를 개설하고 시장 직통의 전자우편 계정 개설 대책을 내놨을 뿐”이라며 “조직 내부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올바로 진단하고 이에 걸맞은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외부기관 전수조사’와 ‘외부상담창구 개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지난 3월 21일부터 25일까지 전국 직장인 6,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했는데, 이에 따르면 권력형 성폭력 사건을 조직 내부에서 해결하는 방식에 대해 80%에 육박하는 직장인들이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미투’ 전후 직장 내 성폭력에 대한 회사 인사팀의 대처에 대한 질문에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전체의 46.6%,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30%로 불신이 무려 76.6%에 달했다. 반면 ‘신뢰한다’는 응답은 8.1%, ‘매우 신뢰한다’는 응답은 5.2%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익여전은 “조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익산시에 외부상담창구 개설과 외부기관 전수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익산시가 내놓은 재발방지대책에는 계약직 공무원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이 없다”면서 “별도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오는 4월 30일 오후 2시 전주지방법원에서 성희롱 간부공무원에 대한 해임처분 취소소송 2심 선고가 예고되어 있다”면서 “이번 선고에서 만약 익산시가 패소할 경우 피해자 보호를 위한 모든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