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당 공심위 심사 중 중앙에서 전략공천 결정 ‘날벼락’

유성엽, 김광수 등 중진의원 반발.. “번복 않으면 탈당”

김연근 전 도의원 “기어코 꼴뚜기 망신, 당대표 나설 것”

지난 4월 20일 익산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제1차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조배숙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던 모습.

민주평화당(대표 조배숙)이 전라북도 비례대표 후보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절차를 무시하고 전략공천을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의원들이 탈당까지 하겠다며 극렬히 반발하고 있으며 비례대표에 입후보했던 후보자들은 억울하고 허탈한 심정을 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벌어진 당내 갈등 국면이 향후 선거판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평화당은 11일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전북도의원 비례대표 후보에 전북지역의 한 여성계 인사를 전략공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에 전북지역 평화당 소속 의원을 비롯한 대다수 당원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전북도당 공천심사위에서 비례대표 입후보자 접수 및 심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비례대표 선출에 대한 권한도 전북도당이 갖고 있었다.

그러나 평화당 중앙당에서 관련 당헌당규를 바꿔 권한을 가져간 뒤 입후보하지도 않은 인물을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이 알려지자 일부 지도부의 독단적 결정이라는 분위기가 당내 안팎에 팽배해지면서 갈등 국면이 되고 있다. 유성엽 의원(정읍시, 고창군)과 김광수 의원(전주시 갑), 김종회 의원(김제시 부안군) 등 전북지역 의원들은 탈당까지 불사하며 원상복귀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전북도 비례대표에 입후보했던 후보들도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북도 비례대표를 신청한 후보는 4명이었다.

한 입후보자는 “정상 절차에 따라 심사를 받던 중 느닷없이 입후보자도 아닌 사람을 전략공천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안철수 사당화를 욕하던 일부 지도부가 똑같은 짓을 하는 것을 보니 개탄스럽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평화당 김연근 전 전북도의원도 관련 소식에 반발하며 SNS를 통해 이번 결정을 내린 중앙당을 비난했으며 평당원의 권리를 위해 8월에 열릴 전당대회에 당대표 출마를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도의원은 “어물전 망신은 꼴두기가 시킨다더니 기어코 일을 냈다. 그런 결정을 내린 의원은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을 논할 자격이 없다”며 “더 이상 지도부를 신뢰할 수 없어 당 재건을 위해 대표경선에 나설 것”이라고 개인 SNS를 통해 밝혔다.

민주평화당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당내에서 반발이 거세게 일어나 관련 절차의 정당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며 후보등록 이전에 갈등이 봉합되면 결정이 번복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입후보자와 전략공천자를 포함한 경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내다보이는 상황이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