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교체계획 없다”.. 유해물질 나올라 흙 운동장 방침

익산시 영등동 이리동초등학교 운동장의 인조잔디가 수명이 지났지만 교체나 개선 계획이 없이 방치되며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딱딱하게 굳고 패여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유해물질 피해나 안전사고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리동초등학교(교장 이일령)는 2009년 학교 운동장에 인조잔디를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인조잔디의 수명은 7년으로 이미 2015년 수명을 다했지만 현재까지 3년 째 인조잔디 운동장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운동장에 설치된 인조잔디는 잔디가 닳아 없어져 평평한 매트나 다름없는 형태로 낡은 상태다. 곳곳이 패여 있는 곳도 있으며 바닥이 딱딱하게 굳어 있고 울퉁불퉁한 곳도 있어서 상당히 취약한 상황이다.

이리동초교 운동장은 학생들이 사용하는 것은 물론 학교 축구부가 사용하며 저녁에는 주변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운동시설이기도 하다. 그러나 수명이 다한 인조잔디를 3년 동안이나 더 사용하면서 학생들도 맘 놓고 사용하기 힘든 열악한 환경에 놓이게 된 셈이다.

사정이 그런데도 학교 측은 교체 및 개선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북교육청(교육감 김승환)의 방침이 인조잔디를 불허하고 있다는 것이 주요 이유다.

전북교육청은 인조잔디의 유해성 논란이 지속되자 수년 전부터 인조잔디의 설치를 불허하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수명이 다했을 경우 인조잔디를 걷어내고 흙 운동장을 조성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축구부와 같은 운동부가 있는 학교의 경우 예외로 두고 있으나 그마저도 교육청 예산이 아닌 외부재원으로 감당해야 가능하다. 그리고 중·고교에만 예외가 해당되기 때문에 이리동초교의 경우 인조잔디 설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학교 측은 난감한 입장이다. 인조잔디를 교체할 수도 없고 흙 운동장으로 바꿀 경우 축구부와 학생들의 이용편의 등,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어 학부모들도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에 학교 측은 어쩔 수 없이 낡은 운동장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는 동안 낡은 인조잔디에서는 고무로 된 충진제가 노출되면서 학생들의 옷이나 가방, 신발 등에 묻어 집 안까지 따라 들어올 정도로 문제는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호르몬이나 유해물질에 대한 학부모들의 걱정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이리동초교 학부모 K씨는 “지난해 교육청에서 검사해서 유해물질이 기준치 이하로 나왔다고 하는데 계속 써도 될 정도인지 걱정이 크다”라며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계획도 없는 탓에 학생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전북교육청은 인조잔디를 없애는 것이 원칙이며 이미 수명이 지난 운동장이라도 강제로 걷어낼 수는 없다”라며 “흙 운동장으로 바꿔 운동장을 활용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