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식 출입통제.. 취재·보도석은 ‘난장판’

6.13지방선거에서 익산시선거관리위원회의 엉성했던 개표 진행사항이 뭇매를 맞고 있다. 지연된 개표를 비롯해 주먹구구식 통제, 우왕좌왕하는 개표사무원 등 전반적으로 매끄럽지 못한 개표상황이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며 익산선관위의 자성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6월 13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익산시는 타 지역 개표현장보다 훨씬 지연된 개표상황을 기록했다. 선거종료 시각인 6시에서 4시간이 흐른 10시가 넘도록 개표현황이 공표되지 않으면서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TV 개표방송을 보던 시민들은 개표율이 0%에 머무르는 것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개표 지연은 익산선관위의 매끄럽지 못한 개표사무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다. 타 지역에서는 도착한 투표함부터 순차적으로 개표에 돌입한 반면 익산시는 모든 투표함이 도착한 뒤 개표를 시작했다.

늦게 개표가 시작됐지만 개표현장에는 다른 문제들도 많았다. 선거사무원들에 대한 교육이 부족한 탓으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에 선관위 직원들이 뛰어다니며 일일이 개표현장에서 교육하는 장면이 노출됐다.

투표함을 열어 투표지들을 종류별로 정리하는 개함부에서는 투표함을 가져다주지 않아 그냥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도 많았다. 정리된 투표지들도 어디다 놓아야 하는지 몰라 일일이 물어봐야 했다. 투표지를 담은 바구니들이 이리저리 오가는 통에 섞일 위험도 커 보였다.

사용하는 펜 문제도 불거졌다. 개표상황표 작성에 유성펜을 쓰도록 되어 있으나 아무렇지도 않게 수성펜을 사용하다가 개표도중 방송을 통해 유성펜을 쓰도록 조치하는 일도 있었다.

또 개표장에 입장한 사무원들은 꼭 신분을 나타내는 표찰을 패용하고 있어야 하나 그렇지 않고 개표에 임하는 사무원들이 종종 눈에 띄기도 했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지적해도 익산선관위는 방송으로 안내하는 것뿐이었다.

개표장 통제도 주먹구구로 이뤄졌다. 익산선관위는 취재팀의 개표장 출입을 불허한다고 밝혔으나 특정 방송사는 버젓이 출입해 취재활동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 타 언론사 취재팀이 불만을 표출했으나 익산선관위는 ‘양해’를 해달라며 취재팀을 차별하기도 했다.

개표장 외부에 대한 관리도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관중석에 마련된 보도석은 테이블도 없이 달랑 복합기 한 대를 가져다 놓은 것이 전부였다. 인터넷 연결 시설도 없었으며 개표관람석과 구분되지 않아 개표관람인들이 섞여 소란스러운 난장판이 됐다. 오가는 것도 어려울 정도로 혼잡해 개표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였다.

이 같이 정확하고 신속해야할 개표 업무가 매끄럽지 못한데다 통제와 관리에 부실함을 보이면서 익산선관위에 대한 불신의 시각이 커지고 있다. 매번 선거를 치를 때마다 지적되는 사항들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중앙선관위 차원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개표를 지켜본 한 시민은 “거의 매년 선거를 치르다시피 하는데 개표업무가 왜 이렇게 엉망인지 모르겠다”며 “익산선관위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향후 선거에서는 철저한 대비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