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활센터 “망하면 돌아오면 돼” 막말.. 구조적 문제점 개선 필요

<속보>창업 6개월 만에 경영 위기에 내몰린 자활기업에 창업자금 탕진 및 유용 의혹이 제기되면서, 자활센터의 무책임한 창업 실적 올리기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자활센터 측은 수급자에게 자활기업이 망하면 다시 되돌아오면 된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2018년 7월 9일 보도>

익산지역 A자활센터 소속 사업단으로부터 지난해 말 자활기업으로 인정을 받은 B사는 창업 6개월 만에 창업자금 2,800여만 원이 바닥나며 경영 위기에 부딪혔다.

그 원인으로 창업에 참여한 일반인 대표자 C씨가 창업자금을 본인이 실시한 교육비용으로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C씨는 자금사용처를 묻는 구성원과 갈등을 빚었으며, 결국 해당 구성원은 현재 자활기업 구성원에서 제명 처리됐다.

B자활기업이 수개월 만에 위기를 맞은 것은 창업 준비가 부족했던 탓으로 여겨지고 있다. A자활센터가 수익구조나 경영에 대한 철저한 준비 없이 구성원들을 일단 창업시킨 것으로, 실적을 올리기 위한 무책임한 창업 사례라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실제 A자활센터가 B사 창업을 위해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월평균 수익 630여만 원에 구성원 1인당 임금 90만원 지급 등 정상적인 회사 운영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러나 실제 창업 6개월 동안의 전체 수익이 4백만 원에도 이르지 못했으며 임금도 전혀 지급할 수 없었다. 시에서 지원하는 수급자 지원 임금만 받으며 운영된 셈이다.

애초에 정상적인 기업 운영이 힘든 자활근로자들을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창업시켜 놓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자립 기술을 배워 나와도 모자란데 창업한 뒤 자금을 쏟아 부어 새로운 기술을 배우게 했다는 점도 미심쩍게 다가오는 부분이다. 2,800여만 원의 창업자금 가운데 약 30%를 계획에도 없던 구성원 교육비로 썼으며 일반인 대표자가 그 교육비를 받았다.

그럼에도 A자활센터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센터장 D씨는 “창업해서 기술을 배운 것은 투자의 개념이고 금액도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예산계획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부분이며, 현재 진행 중인 단계에서 망했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A자활센터 홈페이지에 소개된 자료에 따르면 창업한 18개 자활기업 가운데 8개 기업이 현재 폐업한 상태다. 그 중 1~2년 안에 폐업한 사례도 3건 이상이다. 자활기업으로 인정받아 받은 창업자금은 1년 뒤에 정산하도록 돼 있다.

경영이 어려우면 기업을 폐업하고 다시 자활센터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A자활센터에서는 창업에 참여한 근로자에게 기업이 망하면 다시 돌아오면 된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자활기업의 경영이나 자립 가능성과 동떨어져 당장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창업을 시켜놓고 보자는 무책임한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이런 자활센터의 행태에 자활근로자가 이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역 자활센터 관계자는 “근로능력이 거의 없는 분들이 자활기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공공사업과 관련된 일이 있어야지 그냥 일반 기업과 경쟁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며 “성과를 내기 위해 준비가 부족해도 내보내는 건 제도적으로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