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내다보며.. 함께 갈 수 있는 길 선택

지속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도 ‘Made in Iksan’으로 성공가도를 내달리고 있는 협동조합이 있어 화제다.<관련기사 10면>

특히 익산 고유의 브랜드를 가지고 생산·가공·유통·판매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시스템, 매출이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 지역발전과 지속가능을 담보하기 위한 지역인재 양성과 채용 등에 중점을 두고 이를 성공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영등동 공단의 ‘익산주얼리협동조합(이사장 박상권, 이하 IJC)’이다.

IJC는 현재 등재조합원 5개 업체와 특별조합원 14개 업체로 구성돼 있다. 개인들이 모여 조합을 구성한 것이 아니라 개별 주얼리업체들이 모여 있는 형태로, 익산을 비롯해 군산, 광주, 순천, 여수 등 호남권에 9개 매장과 온라인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른바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다.

매장에 점주는 있되, 대표가 아니라 직원이다. 경영은 조합이 하고 점주는 월급을 받는다. 이는 주얼리매장의 대부분이 가족 형태로 이뤄지고 있는데 기인한다. 월 200만원 수준의 인건비감당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채용 대신 가족을 택하는 구조를 깨뜨려, 고용효과를 발생시키기 위해서다.

수익은 생산·가공·유통·판매 원스톱 시스템에서 찾는다. 내수 전문 파인주얼리를 주력으로 해 IJC만의 디자인을 만들어 직접 생산·가공한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다는 희귀성이 상품 가치를 높이고, ‘보석의 도시 익산’이라는 타이틀도 매장에서는 한몫을 한다.

‘큰돈은 못 벌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같이 갈 수 있다’는 점을 바라보고 있는 박상권 이사장의 경영철학이 빛을 발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고용에 따르는 비용을 지불해도 충분히 상생이 가능하고, 지역 브랜드를 가지고 지역 인재들과 함께 가야 지속가능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소비자를 기다리지 않고 한 발 먼저 다가가는 것도 성공의 한 요인이다. 새로 매장을 열 때도 보통 주얼리매장과는 다르게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보다 자극할 수 있는 넓은 평수를 고려하고 ‘익산주얼리’라는 간판도 크게 내건다. 때에 맞춰 다양한 기획상품을 내놓고 매장별로 기획전을 펼치기도 한다.

올해 5월 가정을 달의 맞아 어린이, 어버이, 스승 등 각 계층을 타깃으로 한 릴레이 기획상품은 평소 매출의 30% 상승을 가져왔다. 광주 매장의 경우 한 달 매출 1억원을 찍기도 했다.

이는 IJC 출범 5년여만의 성과다.

현재 조합에는 8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고, 매장 등에는 42명의 직원이 파생됐다. 90% 가량이 원광대, 원광보건대, 폴리텍익산 등의 보석관련학과 졸업생들이다.

이처럼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박상권 이사장은 이제 호남권을 넘어 전국을 바라보고 있다.

서울 종로 등지와 견줘도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33년 보석업계 경력자로서 지역의 많은 후배들에게 익산 보석산업의 길을 터줘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기도 하다.

박상권 이사장은 “생각을 바꾸면 길이 많이 보인다”면서 “지금까지 해왔던 것만을 답습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도 않고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영등동 공단에서 젊은 친구들이 하나둘씩 들어오면서 새 바람이 불고 있고, 왕궁이나 삼기 등 보석 관련 인프라 구축이 점점 돼가고 있다”면서 “멀리 볼 수 있는 시야를 가지고 익산 보석산업이 다시 부흥해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