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금 없어 그때그때 충당.. 의지 갖고 미리 확보해야

20년 이상 노후 상수관 교체를 위한 예산 확보가 시급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익산시에 따르면 교체가 필요한 20년 이상 노후관은 636km로, 전체의 약 40%에 달한다. 이를 교체하기 위한 비용은 2,5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지만, 적립된 예산은 한푼도 없는 상태다.

시는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개년 계획을 세워 상수관망 최적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74억8000만원을 투입해 노후 상수관 7.4km 교체가 이뤄졌고, 올해 15억원으로 6km, 2020년 90억원 26.8km, 2021년 100억원 33.8km 교체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필요 예산은 매년 그때그때 확보해 충당하는 식이다.

일반회계와 독립된 별개의 세입·세출 예산으로 경리하는 상수도특별회계를 운영하고 있지만, 2007년 이후 12년째 상수도 사용료를 동결하면서 현실화율이 75.05% 수준에 머물러 있어 노후 상수관망 교체를 위한 예산 적립이 불가능한 상태다.

2022년부터 정부가 노후상수도시설 개량사업 국고지원을 군단위에서 시지역까지 확대해 최대 50%까지 지원한다는 계획이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전국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언제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의 현실화율 제고 방침을 거스른데 따른 페널티를 해소하는 한편, 국고지원 설득논리 확보 차원에서라도 미리 자체 예산 적립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익산시는 2021년까지는 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이후에는 정부 지원방침에 맞춰 교체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두루뭉술한 입장만을 밝히고 있다.

국고지원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상수도 사용료를 인상하거나 일반회계 전출을 통해 사업 추진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5일 브리핑에 나선 최양옥 상하수도사업단장은 “현재는 현실화율이 75.05% 수준에 머물러 있어 시설투자를 위한 예산 확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2,500억원이라는 규모는 지자체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국고지원을 받아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 단장은 최근 팔봉동 기안아파트 일원에서 발생한 집단 적수 사태에 대해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2일부터 노후 상수관 탓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적수로 인해 나흘 동안 팔봉동 일대에 단수조치가 취해졌다. 25일 오전부터 수돗물 공급이 정상화됐고, 시는 정수기 필터 교체, 의류 오염, 피부병 등 320여건의 민원에 따른 피해보상을 한다는 방침이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