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행정 탓에 5건 중 4건 패소 확정, 1건 계류 중

왕지평야 축사 신축 사태로 인한 행정소송 비용 6,700만원과 행정력 낭비에 대한 책임규명이 촉구되고 있다.

익산시 주택과는 이번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행정소송 비용 6,700만원을 편성했다. 2016년 12월을 전후해 발생한 신흥동 왕지평야 축사 집단 신축 사태가 법적다툼까지 번지고 대법원까지 간 소송에서 패소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익산시는 관련 법령 및 조례에 따라 8곳의 신규 축사 건축 허가를 내줬다가, 인근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공사중지명령을 내렸다.

이에 건축주가 행정심판을 거쳐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총 5건 중 4건에 대해 허가가 적법하고 공사중지명령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건축주의 손을 들어줬다. 나머지 1건은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이로 인해 익산시가 물어내야 할 비용은 6,700만원이다. 5건의 소송이 1심에서부터 3심까지 진행되면서 발생한 원고(건축주) 측의 변호사 보수 및 인지대 등이다.

게다가 행정소송과 별도로 제기된 민사소송으로 인한 손해배상 가능성도 남아 있는 상태다.

잘못된 판단과 오락가락 행정으로 인해 논란을 낳고 소송에 대응하며 예산과 행정력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행정이 법 위반이라는 원인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명확한 책임규명이 요구된다.

지난 4일 건설국 추경안 심의에서 익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소병홍 의원은 “소송에서 진 것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지느냐”면서 “시장이 지시했으면 시장이 책임져야 하고, 담당 공무원이 잘못했으면 해당 직원에 대한 페널티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대 의원도 “애초부터 무리한 소송이었는데,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냐”면서 “소송에 앞선 행정심판에서 한번 대보고 아니다 싶으면 단체장이 고집하더라도 실무부서에서 판단해 대응해야 한다”면서 “끝까지 가면 누가 손해인지 면밀히 검토하고 판단하지 않으면 곧 변상(구상권) 얘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김태열 위원장도 “6,700만원이라는 돈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시민혈세를 낭비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면서 “행정이 법령과 조례 등 제대로 된 잣대를 가지고 일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에서 패소한 데 따른 책임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모 구청이 손해배상소송에서 패소하자 원인행위를 한 전직 구청장을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해 승소한 사례는 있다”면서 현직을 대상으로 한 구상권 행사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