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단계별 대응책 마련하고도 손 놓고 있다가

뒤늦게 공원에 대규모 아파트 짓는 무리수 ‘지적’

익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민간공원특례사업이 2015년 수립된 ‘2025 익산시 공원녹지기본계획’에 정면으로 배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일몰제 시행 5년 전에 이미 용역을 통해 단계별 시행계획 등 대응책을 마련해 놓고도 손 놓고 있다가, 이제야 뒤늦게 민간공원특례사업이라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산시가 직접 용역을 통해 수립한 ‘2025 익산시 공원녹지기본계획’을 보면 미집행 근린공원 단계별 시행계획이 수립돼 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배산·모인·소라·마동공원 등 4개소 토지매입,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수도산·신흥·팔봉공원 토지매입, 2020년 이후 공원시설 조성이 계획돼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토지매입이 이뤄진 공원은 전혀 없다. 일몰제 시행 1년여를 앞두고 익산시가 택한 것은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방법이다.

2017년 정 시장이 결재한 ‘장기미집행 시설 일몰제 대비 추진계획’에 따르면, 익산시 도로공원과는 투자여건 및 개발가용지 등을 고려해 북일·모인·마동·수도산·팔봉공원 등 5개소는 민간공원 개발을 추진하고, 민간공원 추진이 어려울 경우 도시재생과와 협의해 보전녹지 등 관리방안 수립을 추진한다고 돼 있다.

배산공원의 경우에는 도시자연공원으로 재지정 및 연차별 토지매입이 계획돼 있다. 개발가용지가 부족하다는 검토 결과도 적시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산시는 현재 배산공원을 포함해 도심공원 곳곳에 대규모 아파트를 짓는 민간공원특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3일 제217회 정례회에서 시정질문에 나선 박철원 의원은 “현재 추진 중인 민간공원특례사업 중 배산공원만큼은 민간개발이 아니라 익산시에서 자체 매입 후 보존개발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올해 1회 추경에 편성되지 않은 순세계잉여금 366억원과 2018년 보통교부세 정산분 중 편성하지 않은 226억원을 합치면 총 592억원이 순수 가용자원으로, 400억원 가량의 배산공원 부지매입이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이 400억원은 우리 미래의 청소년들과 익산시에게 4,00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예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배산공원 개발과 관련해 시민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 개최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정헌율 시장은 “배산공원의 경우 규모가 커서 사업자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무려 8곳에서 신청을 했다”면서 “배산공원 서쪽(모현동성당 건너편)에 29층 아파트를 짓는 계획은 불합리해 현재 우선협상대상 업체와 협상을 하고 있고, 변경이 되지 않으면 차순위 대상자를 상대로 협상에 나설 예정”이라고 답했다.

또 “기 훼손지를 활용해 아파트를 짓고 우려하는 환경 훼손이 없도록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드리겠다”고 다짐하고 “제안하신 공청회를 개최하고 결론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