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산 폐석산 침출수 유출 ‘올해 들어 벌써 4번째’

주민대책위, 관련자 처벌 및 재발방지 대책 촉구

“장마철에 돌입하면 고의든 사고든 침출수는 계속 유출될 수밖에 없다.”

지정폐기물이 대량 불법 매립된 낭산 폐석산에서 침출수 범람 사태가 벌어지자 주민들이 관련자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낭산 주민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 익산시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급 발암물질이 섞인 침출수 불법방류 사태가 올해 들어 벌써 4번째 발생했다”면서 “엄청난 양의 침출수가 농수로로 쏟아져 내렸고, 이로 인해 모내기철 논에 물을 대고 있던 수많은 농민들이 직접적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비가 내린 지난 6일 밤 11시께부터 폐석산 사업장 한쪽에서 침출수가 흘러내렸다. 대책위가 직접 찍은 영상과 사진에 의하면 사업장 내 저류조 중 하나가 1m 정도 둑이 터져 빗물과 섞인 침출수가 대량 방류됐다. 주민들은 이전까지 둑이 다 막혀 있던 것이 비가 온 날 1m 정도 터진 것을 보고 고의적 불법 방류를 의심하고 있다.

이날 대책위는 “익산시는 눈 뜬 장님인가 아니면 폐기물 업자들의 대변자인가. 사건 발생 불과 1주일 전 익산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과 주민대책위 앞에서 침출수 불법방류 의심시설 전체를 철거하기로 약속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서 “정헌율 시장이 공개사과하고 솜방망이 과태료 처분이 아니라 업자를 구속 처벌하고 익산시가 확실한 재발방지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하루에 120톤씩 침출수를 처리하겠다는 약속에도 불구하고 6개월에 고작 4,000톤 처리에 그쳤다”면서 “애초에 폐기물 업자들에게 처리를 맡기지 말고 행정대집행 예산 30억원을 사용해 행정당국에서 책임지고 처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경부와 지역 정치권의 무책임한 태도를 규탄하며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촉구했다. 지역 불법 폐기물 관련 국무총리실 주관 전면 재조사를 촉구하고, 환경부 항의방문 등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익산시는 “주민들 주장과는 달리 고의적인 방류는 없었다”면서 “사태 발생 이후 바로 주말을 활용해 사면에서 새어나오는 물과 빗물을 완전히 분리할 수 있도록 공사를 했고, 앞으로는 빗물에 섞여 침출수가 흘러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당시 채취한 시료를 전북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 의뢰했고 결과에 따라 후속조치를 할 예정이며, 주민 피해보상 여부도 토양오염조사 등을 통해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