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일자리 정책에도 불구 인구감소세 지속

청년들이 속속 들어차는 일본 가미야마에 주목

지난해 4월 열린 청년 일자리 사업 발굴을 위한 100인 원탁토론회 모습

익산시 인구의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익산시가 전출의 주된 이유가 일자리라는 점에 착안, 인구정책의 키포인트를 ‘일자리’로 삼고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역의 미래를 담보할 청년들의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2019년 5월 기준 20~39세 청년층 인구수는 6만9,625명이다. 최근 3년간 추이를 보면 2016년 5월에는 7만5,393명, 2017년 5월에는 7만5,342명, 2018년 5월에는 7만2,931명을 각각 기록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적게는 50여명에서 많게는 3,300여명이 지역을 빠져나가면서 지역 청년들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

익산시의 일자리정책을 비롯한 인구시책이 지역 청년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면서, 청년층 유출 방지책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청년정책계를 신설하고 지역 청년들과 함께 호흡하고 눈높이를 맞추는 작업을 거쳐 지난 5월 인구증가시책위원회를 구성한 익산시는 앞으로 ‘청년 정착’에 인구시책의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이제까지는 학자금 지원이라는 단기적 처방에 의존해 왔다면, 이제는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청년들의 니즈에 맞춰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간다는 목표다.

그런 측면에서 일본 도쿠시마 가미야마의 모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개방성과 따뜻함

가미야마는 인구 5,400여명 규모의 조그만 시골마을로, 전주시의회 서난이 의원에 따르면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고전하는 일본의 지방 소도시 중에서 손꼽히는 지역재생의 대표적 성공사례다.

이곳에는 최근 10년 동안 새로 유입된 인구가 200명이 넘는다. 특히 그중 약 70%가 20~30대 청년층이다. 현상유지만으로도 벅찰 것 같은 시골마을에 청년들이 속속 들어차고 있는 것이다.

성공의 요인은 ‘지역을 찾는 청년들을 어떻게 보듬을 것인가’에 대한 마을주민들의 고민이었다. 익산시 인구시책의 새 지표인 ‘청년 정착’이라는 방향성과 부합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익산은 지역청년들이 서울이나 수도권 등 밖으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어떻게든 붙잡으려고 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정책의 방향이라면, 가미야마는 마을의 청년과 마을을 찾는 청년들에게 집중했다.

가미야마의 빵집을 보면 청년 정착이 어떻게 성공했는지 잘 알 수 있다. 주민들이 마을에서 빵집을 운영할 청년을 찾는다. 청년이 마을을 찾으면 건물을 싸게 내주거나 리모델링한 빈집을 내준다. 청년이 빵집을 열면 빵을 사준다. 독점시장이라 안정적 수익이 보장된다. 주민들이 스스로 코디네이터가 돼 마을생활권을 안내해주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이웃들을 소개해준다. 마을 커뮤니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배려한다. 청년들이 정착하면서 받은 정부 지원은 전부 마을 내에서 소비가 이뤄지면서 선순환 구조가 저절로 만들어진다.

여기에는 지역특화산업이나 지자체의 특별한 지원책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마을주민들의 개방성과 따뜻함이 청년들을 맞이할 뿐이다.

굳이 꼽자면 공동의 힘으로 마을창고를 리모델링해 마을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면서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로 식사를 마련한다는 것 정도다.

이외에 가미야마의 성공요인으로 꼽히는 것은 시골마을답지 않은 인터넷 환경이다.

마을주민들이 정부에 초고속 인터넷망 보급을 요청했고, 2007년 보급 이후 현재 첨단 IT기업을 포함해 10여개의 신생 기업들이 본사를 옮겨오거나 지사를 만든 상태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