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가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해 내년부터 ‘농민 공익수당’을 도입한다.

전북도와 도내 14개 시장·군수, 농민단체 대표들은 지난 1일 도청 종합상황실에서 내년부터 농민 공익수당을 도입하기로 전격 합의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농민 공익수당은 기존의 사업 중심 농정에서 사람 중심의 농정으로 전환해 사회의 정의, 공정, 지속가능성을 구현하는 혁명적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전북도의 결정 역시 농생명 산업의 메카로 평가되는 전북도가 농업의 가치를 보존하고 식량 주권을 책임지는 농민의 권익을 지키는 가치 있는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북도는 그간 농촌의 고령화와 청년농업인의 감소 등 농업·농촌인구가 2000년 38만9,000명에서 2018년 20만9,000명으로 급속히 줄고 이로 인해 농촌마을 공동화에 따른 지역사회 유지가 위협받고 있는 현실에서,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유지·발전을 위한 정책 마련에 고심해 왔다.

최근에는 미세먼지나 재해 등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농업활동 과정에서 발생되는 홍수조절 기능, 대기 정화, 농업경관 제공 등 농업의 공익적 기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고, 불특정 다수가 혜택을 누리는 공공재로의 인식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됨에 따라 삼락농정위원회 및 각 시군과 함께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제고하고자 농민 공익수당 도입을 추진하게 됐다.

도시민의 72%가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에 대해 공감하고 있으며, 전북지역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가 연간 3조4,000억원에 달한다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연구 결과도 추진의 배경이 됐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농민 공익수당은 전라북도에 주소지를 두고 실제 영농에 종사하는 농가에게 연 60만원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대상은 약 10만 농가로 추산된다. 전북도는 올해 9월 중에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예산을 확보해 2020년부터 사업을 본격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를 위해 대부분의 시군에서 지역사랑 상품권을 지급할 계획이어서 전북도는 자금이 지역 외로 흘러나가지 않고 지역 내 소상공인 등에게 선순환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농업은 1차 산업이자 마지막까지 인류와 함께 할 최후의 미래 산업으로, 농생명 수도인 전라북도에서 전국 최초로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고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게 된 것은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면서 “전북의 농민들이 보람과 자긍심을 가지고 농업·농촌의 유지·발전에 더욱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익산시 농업회의소(회장 김선태)는 “농업인의 소득안정 및 삶의 질 향상, 농업·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 및 공익적 기능 증진 등을 위해 꼭 필요한 농민 공익수당 도입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하지만 연간 60만원(매월 5만원) 지급은 공익수당의 목적을 실현하기에는 너무나 작은 금액이기에 상향 조정해야 하며, 전북도와 시군 매칭 비율을 4대6에서 5대5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