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기준 완화 등 4차례 공모 끝에 23억 규모 사업자로 선정

2009년부터 현재까지 무려 18억원 넘는 보조금 특정인 지원

해마다 정부보조금을 받아온 A농업회사법인이 최근 23억원 규모의 공모사업을 따내는 과정에서 익산시가 자격기준을 완화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오산면에 위치한 A농업회사법인은 2016년 11월 설립됐다. 쌀 가공식품 제조·판매 등을 주로 하고 있는데, 올해 4차례에 걸친 공모 끝에 23억원 규모의 ‘익산시 라이스10 가공산업 육성사업’ 대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1월 15일 최초 공모에서는 A법인과 B업체가 응했으나, B업체가 자격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평가대상에서 탈락되고 A법인 홀로 남게 되면서 재공모가 이뤄졌다.

1월 29일 재공모에서는 A법인이 단독으로 응했다. 그런데 ‘설립 후 식품제조가공업 운영실적이 3년 이상인 법인’이라는 자격기준이 문제가 됐다. A법인이 부도가 난 C업체를 인수해 2016년 11월 설립됐기 때문에 ‘3년 이상’이라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자 익산시는 같은 사업에 대해 2월 21일 ‘설립 후 식품제조가공업 운영실적이 1년 이상인 법인’을 자격기준으로 해 새로운 공고를 냈다. 여기에도 A법인이 단독으로 응모했다.

단독 응모일 경우 재공고를 해야 하는 원칙에 따라 익산시는 3월 6일 다시 ‘1년 이상’을 자격기준으로 재공모에 들어갔고, 또다시 A법인이 홀로 응해 사업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A법인이 사업대상자가 될 수 있도록 익산시가 특혜를 줬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A법인은 2017년에 수출 농식품 포장재 지원 명목으로 익산시로부터 250만원의 경상보조를 받았고, 라이스랩 지원사업 관련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비와 시비 각 1억원씩 총 2억원을 받았다.

2018년에도 같은 형태의 컨소시엄으로 라이스랩 지원사업 명목 2억원을 또다시 경상보조로 받았다.

2015년에서는 A법인이 인수하기 전의 C업체가 기능성쌀 개발상품 가공시설 지원사업으로 2억1,000만원의 자본보조를 받았다.

게다가 금마에 위치한 D농업회사법인은 2009년에 특화품목 육성사업으로 6억원, 2011년에 밭작물 브랜드 육성 지원사업으로 8억원의 자본보조를 각각 받았는데, A법인과 D법인의 등기부상 대표이사가 동일인 E씨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무려 18억원이 넘는 국·도·시비 보조금이 E씨에게 지원된 것이다.

지난 10일 농식품유통과 업무보고에서 익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박종대 의원은 “한 업체가 비슷한 이름의 다른 업체로 보조금 지원을 받으면서 갖가지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고, 해당 업체에 대한 보조가 해마다 이뤄지면서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종오 의원은 “라이스10 공모사업 관련 여러 가지 잡음이 들리고 있다”면서 “해당 부서에서 잘 살펴야 한다”고 경고했다.

소병홍 의원은 “이번 공모사업 업체 선정 과정의 공정성 시비가 있다”며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번 공모사업은 농식품부에서 하향식으로 내려온 것이 아니고 익산시가 자체 발굴해 국비를 따낸 사업이라 대상 업체를 선정해 확보된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자격기준을 당초 3년 이상 실적을 1년 이상으로 변경한 것은 농식품부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지역 내 쌀 가공 관련 업체가 12곳 있지만 A법인만 공모에 응했고, 적법하게 평가를 거쳐 선정했다”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