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홍보비를 각 실과에 배분해 집행하면서, 일원화를 통해 투명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겠다는 조례의 취지를 거스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9일 홍보담당관 업무보고에서는 언론매체를 통한 시정 홍보비 집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

기획행정위원회 김충영 의원은 “각 부서에서 정책홍보를 적극적으로 홍보담당관에 요청하고 홍보담당관은 책임의식을 갖고 이를 집행하면 되는데, 최근 각 부서에서 어느 언론사에 줄 것인지 까지 결정하다보니 각종 폐단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익산시는 올해 4월부터 홍보담당관에 편성된 홍보비를 각 실과에 배분해 집행하고 있다. 각 부서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사안에 대한 정책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이유다.

익산시의회는 지난 2016년 ‘익산시 언론관련 예산 운용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면서 기존에 각 실과에 쪼개져 있던 시정 홍보비를 홍보담당관으로 일원화했다. 홍보비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다.

조례가 ‘언론관련 예산은 홍보담당관에서 총괄 편성해 집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익산시는 겉으로 집행은 총괄적으로 하되 실제로는 각 부서가 집행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김충영 의원은 “조례의 취지나 의회의 요구는 홍보비 집행을 일원화하고 홍보담당관이 이를 통제하라는 것”이라며 “지금처럼 각 실과로 넘길 것이 아니라 홍보담당관이 책임의식을 갖고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홍보담당관은 “각 부서에 숨겨져 있던 홍보비를 홍보담당관이 일괄적으로 컨트롤하라는 조례의 취지는 잘 알고 있지만, 실무 입장에서 보면 장단점이 있다”면서 “각 부서에서 하고 싶은 정책홍보를 못하는 폐단이 있고, 지금은 기자들이 각 과장들을 직접 상대하면서 부서의 중점사항을 취재해 보도하기도 한다”고 피력했다.

또 “부서에서 필요한 언론사를 지정하면 컨설팅을 해주고, 협의해서 결정한다”면서 “부서 의견을 수렴하고, 의견에 대해 판단은 저희가 하겠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