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라 장점마을 주민들과 익산지역 시민사회단체, 정의당, 민중당이 함께 집단 암 발병과 비료공장과의 인과관계를 인정치 않고 있는 환경부의 소극적 태도를 규탄했다.

환경부가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과 관련해 환경오염 발생(원인), 마을까지 도달(전이), 주민피해 발생(결과)라는 인과관계의 요건이 충족된 ‘익산 장점마을 건강영향조사’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자가당착 행보를 보이고 있는 탓이다.

이들은 지난 18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화로웠던 농촌마을에 2001년 피마자박, 연초박, 폐사료, 전분박 등 온갖 폐기물을 재활용해 일일 138.4톤의 혼합유기질 비료를 생산하는 공장이 들어오면서부터 환경 재앙이 시작됐다”면서 “장점마을 주민들이 다 죽어야 인과관계를 인정할 것이냐”고 성토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공장 아래에 있는 저수지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주민들은 악취의 고통으로 인해 응급실에 실려 가는 일도 벌어졌다. 마을주민 80여명 중 30명이 암에 걸려 17명이 사명하고 13명이 투병 중에 있으며, 암 종류도 폐암, 위암, 간암, 피부암, 담낭 및 담도암 등 다양하다. 암에 걸리지 않은 주민들도 면역체계가 악화돼 피부병 등 질병으로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다.

작은 농촌마을에서 발생한 환경 참사의 원인이 반드시 규명돼야 하며, 다시는 이런 환경 피해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가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6월 20일 익산 장점마을 주민건강영향조사 결과 발표 주민설명회에서 집단 암 발병과 인근 비료공장간 개연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인과관계는 인정하지 않았다.

조사 결과 사업장 내부와 장점마을의 침적먼지에서 발암 및 피부질환 원인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 중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인 NNN, NNK가 검출됐다.

또한 장점마을 주민들은 전국 대비 표준화 암 발생비가 모든 암에서 2.05배, 담낭 및 담도암은 16.01배, 기타피부암은 21.14배로 조사됐으며, 비료공장 근로자의 경우도 암 환자가 5명으로 익산지역 직장인 대비 11.21배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비료공장의 환경오염물질이 대기 중으로 배출돼 주민들의 암 발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여진다’는 결과가 발표됐지만, 환경부는 인과관계 인정에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환경부 기준대로라면 환경피해 조사대상이 인구가 많이 거주하는 도시지역이거나 폭발, 화재 등 사고성 피해가 아니면 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없을 것”이라며 “환경부가 지금까지 실시한 14건의 역학조사 중 인과관계를 밝힌 것이 2건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런 인식과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고, 환경부의 태도는 주민들의 생명권을 지켜야 하는 국가의 헌법상 의무에 대한 배임이고 배신이다”라며 인과관계 인정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재철 위원장과 마을주민, 정의당 이정미 국회의원과 권태홍 사무총장, 좋은정치시민넷 손문선 대표 등이 참여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