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서 ‘무면허 불법하도급’ 등 부실시공 대대적 적발

도장공사업만 있으면 수주 가능.. 익산도 가능성 상존  

전북지역 내 도로 차선도색 관련 무면허 불법하도급, 저가 유리알 사용 등 부실시공이 드러나면서 익산지역에 대한 전수조사 필요성이 제기된다.

도장공사업 면허만 있으면 공사 입찰에 참여할 수 있고 차선도색 준공검사가 도로교통공단에 의뢰해 측정을 통해 이뤄지고 있음에도 부실시공 사례가 적발된 것에 비춰볼 때, 익산지역에도 부실시공 사례가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북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전주시와 LH에서 발주한 차선도색 공사 24건(공사금액 21억원 상당)에 대해 무면허업체에 불법하도급을 줘 저가 유리알을 사용하는 등 부실시공한 업자 29명과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이를 묵인해 허위로 공문서를 작성한 담당 공무원을 지난 5월 형사입건했다.

수사결과에 따르면 도급업자(20명)는 장비와 인력 등 직접 시공능력이 없음에도 공사 수주를 받아 도급액의 30∼40%를 수수료로 챙긴 후 무면허업자(9명)에게 불법하도급해 6억2,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하도급을 받아 수수료만 취한 뒤 재하도급을 한 업자도 적발됐고, 어린이들의 안전을 확보해야 할 초등학교 주변 도로에 저가 유리알을 사용한 경우도 있었다.

또 직접 시공여부 확인 및 자재검수 등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이를 묵인해 준공검사조서를 허위로 작성한 담당공무원 1명도 입건됐다.

이에 담당 공무원과 공사업체 관계자들을 참여시켜 휘도 검사를 한 결과 준공 후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차선이 재설치 기준 이하로 확인돼, 부실시공한 업체 대표 및 업체가 입건됐다.

또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담당 공무원 1명은 시방서에 규정된 자재검수, 직접시공 여부 등을 철저히 확인하지 않고 준공조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입건됐다.

익산시에 따르면 지역 내 도로 차선도색에는 연간 1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공사업체 선정은 회계과를 통해 공개입찰로 이뤄지는데, 도장공사업 면허만 있으면 가능하다.

적발사례와 유사한 구조이기 때문에, 같은 유형의 부실시공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전북경찰청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교통사고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는 도로 차선도색 및 교통시설물 공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수사한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익산경찰서 관계자는 “전북청 적발 이후 익산지역 차선도색 공사 관련 자료를 수집 중”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업체가 준공검사원을 제출할 때 도로교통공단에서 의뢰해서 받은 측정검사 서류를 제출해야 하며, 현재까지 부실시공이 드러난 사례는 없다”며 “적정성 여부 확인에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적극 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