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역학회 자문회의에서 환경부 입장 변경

장점마을 환경비상대책 민관협의회 민간위원들과 주민대책위원회가 “환경부 입장이 ‘관련성이 추정된다’에서 ‘역학적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로 바뀌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26일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부는 지난 23일 장점마을 주민건강영향조사에 대한 한국역학회 자문회의를 열고 ‘공장 가동과 주민 암 발생간의 관련성이 추정된다’는 기존 입장을 ‘역학적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수정해 역학조사 최종 결론을 내린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민관협의회와 주민대책위는 이러한 환경부와 한국역학회의 합의 이후 앞으로 예정된 국회 토론회와 민관협의회 회의, 마을 총회 등의 절차를 통해 환경부의 입장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피력했다.

민관협의회에 따르면 23일 자문회의에서 한국역학회 자문위원들은 ‘비료공장의 환경오염원 배출과 주민들의 암 발생간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적극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공장 가동과 주민들의 암 발생간 관련성은 추정되나 과학적 인과관계 해석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자문회의에 참석했던 민관협의회 오경재 교수는 “공장 가동이 중지된 이후 오염물질이 대조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것은 노출이 진행되던 공장 가동 시점에서는 더 노출이 심했음을 의미한다. 전국, 전북, 익산, 함라면 대비 장점마을 암 발생비는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역학조사 결과는 공장 가동 이후 원인물질의 배출사실, 원인물질의 환경 내 노출과 주민들에서 관련 질환의 발생 등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이렇듯 인과관계가 명확한데도 왜 환경부는 역학조사 결과와 연구진이 제시한 결론에 애써 의미를 두지 않거나 축소하려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치열한 논쟁과 토론이 벌어졌고, 결국 ‘비료공장 가동과 주민 암 발생간에 역학적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로 합의가 이뤄졌다.

이에 대해 민관협의회는 “역학적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결론에는 미치지 못해 유감스럽지만 환경부가 고집스럽게 주장하고 있는 기존의 ‘관련성 추정’이라는 모호한 입장에 비해 진일보한 것으로, 비료공장의 불법행위와 허술한 방지시설 관리로 환경오염물질이 대기 중으로 배출돼 주민들이 집단으로 암에 걸렸다는 인과관계에 더 접근된 해석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했다.

이어 “환경부는 지난 6월 27일 국회 이정미 의원실에서 합의했던 ‘국회 토론회를 실시하고 역학조사 최종 결론을 내리기 전에 주민들과 협의한다’는 약속사항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