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표류하다 다시 건조시설 짓기로 한 이유와

허가로 인해 시민과 지역에 어떤 이익 있는지 밝혀야

임형택 의원이 제기한 하수슬러지 건조시설 인허가 특혜 의혹이 본질을 뒤로한 채 집행부와 익산시의회의 감정싸움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검찰 수사를 의뢰했고 의회 특별위원회 구성이 예고된 만큼 인허가 과정의 불법·부당 여부를 규명하고, 건조시설 허가로 인해 시민과 지역에 어떤 이익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형택 의원은 10년 넘게 공법 변경과 용역 중지 및 재개를 반복하다가 감량화로 방향을 선회한 하수슬러지 처리방법과 관련해, 민간업체가 건조시설을 짓는 허가가 시민들과 대다수 시의원들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일사천리로 이뤄졌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지난 6월 13일 제217회 정례회에서는 시정질문을 통해 일련의 과정에 대한 정헌율 시장의 책임을 추궁했고, 같은 달 19일에는 기자회견을 통해 익산시가 하루 96톤의 하수슬러지 건조 처리가 가능한 시설 건립을 민간업체에게 허가해 주고 비슷한 시기에 사업장의 악취배출 굴뚝 높이가 5m 이내로 낮아져 결과적으로 악취제로사업장으로 되는 것을 묵인했다며 의혹을 구체화했다.

지난 24일에는 긴급토론회를 열고 민간업체의 하수슬러지 건조시설 건립이 익산시민들에게 어떤 이익을 주는지 익산시가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익산시 담당부서와 익산시공무원노동조합은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시정질문에서 한 임 의원의 ‘환경마피아, 환경적폐’ 발언이 그 이유다.

담당부서는 시정질문 직후 의장실을 찾아가 향후 업무보고 등에서 임 의원의 질의에 답하지 않겠다는 묵비권 행사를 시사했고, 익공노는 두 차례의 성명을 통해 임 의원의 사과 및 사퇴를 촉구했다.

임형택 의원은 “이 문제의 본질은 하수슬러지 처리방법에 대해 행정행위가 정당성, 도덕성, 합리성을 상실한 채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라며 “아무리 살펴봐도 익산시와 시민들에게 이득은 없고 민간업체 배만 불리는 허가를 익산시가 내준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 “정헌율 시장이 3월에 불허 처분했고 5월 선거운동 기간에는 하수슬러지 건조시설을 막아내겠다고 공식적으로 약속했는데 갑자기 11월에 허가를 내주며 입장을 변경했다”면서 “정책을 변경한 타당한 이유를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공노 김태권 위원장은 “임 의원이 환경직 공무원에 대해 환피아, 환경적폐 운운하며 막말을 쏟아내 ‘열심히 근무했건만 돌아오는 것은 범죄자 취급’이라는 청원들의 볼멘소리가 속출하고 있으며, 고육지책으로 사법당국에 환경직 스스로 수사를 의뢰하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임 의원의 사죄를 요구했다.

또 “검찰 수사가 의뢰됐고 특위 구성도 예정돼 있지만, 청원들의 불만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 나올지 모르는 결과를 무작정 기다리며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는 판단 하에 성명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익산환경문제해결 범시민공동대책위원회 이영훈 공동대표는 “익산시는 인허가가 관련 법령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데, 행정이 법을 지키는 것은 지극히 기본적인 것”이라며 “법상 문제가 없다가 아니라, 동산동 주민들이나 익산시민, 익산지역에 어떠한 이익이 있어 허가가 이뤄진 것인지에 대해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