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성면 참사랑농장, 살처분 명령 거부 이후 파산 위기

동물보호단체, 기자회견 열고 명령 취소 및 지원 호소

AI나 구제역 같은 질병발생 예방은 물론 동물의 건강하고 윤리적인 사육을 장려하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동물복지축산농장을 적극 지원·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하다.

2015년부터 산란계 5,000여 마리를 키워 온 망성면 참사랑 동물복지농장은 2017년 2월 직선거리로 2.05km 떨어진 곳에서 AI가 발생하자 같은 해 3월 예방적 살처분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AI바이러스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고, 익산시의 예방적 살처분 명령이 기계적으로 이뤄진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불응했다.

산란계 동물복지인증기준 1㎡당 9마리보다 넓은 계사에 닭들을 방사해 길러왔고, 친환경 사료와 영양제 등을 먹여 친환경인증과 동물복지인증, 식품안전관리인증(해썹)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AI바이러스 최대 잠복기 이후에도 음성 판정을 받은 참사랑농장의 닭들은 현재까지 아무런 이상 없이 사육되고 있다. 오히려 사육두수는 현재 9,000여 마리로 늘었다.

하지만 예방적 살처분 명령 거부에 대해 익산시는 농장을 형사고발했고, 농장은 예방적 살처분 명령 취소소송을 제기해 현재까지 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1심을 맡은 전주지방법원은 2017년 5월 “익산시는 살처분 명령을 철회하고, 참사랑농장은 곧바로 이 사건의 소를 취하하라”는 조정 권고를 했다.

이에 익산시는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농장은 “무조건적 살처분이 답이 아니라 철저한 차단방역과 복지농장 사육환경이 중요함을 참사랑농장의 닭들이 증명하고 있다”며 ‘철회’가 아닌 ‘취소’를 요구했다.

결국 조정이 성립되지 않고 1심 재판부는 익산시의 손을 들어줬다. 넓고 깨끗하게 관리되더라도 AI는 사람·조류·차량 등을 통한 전염이 가능하기 때문에 명령 취소의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불복해 2심이 진행되면서 참사랑농장은 그간의 손실금에 매달 쌓여가는 유지관리 비용으로 파산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지난 1일 익산시청 본관 앞에서는 파산 위기에 놓인 참사랑 동물복지농장을 돕기 위한 동물단체와 동호인들의 집회가 열렸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이날 “잘못된 살처분 명령으로부터 닭들을 지킨 참사랑 동물복지농장을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익산시가 참사랑농장을 범법자로 단정 지으며 각종 지원 혜택으로부터 배제시켰고 농장은 경제적 파산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멀쩡하게 살아남은 닭들을 이제는 굶겨죽일 작정인가”라며 “지금이라도 살처분 명령을 취소하고 동물복지농장에 대한 책임을 다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참사랑농장을 각종 지원 혜택에서 배제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면서 “당시 상황 및 규정 등을 고려한 불가피한 행정적 조치였던 살처분 명령의 취소는 익산시가 임의로 할 수 없고 재판 결과에 따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동물복지농장 육성·지원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현재 익산지역 내 8곳 정도의 동물복지농장을 위한 차별적 지원시책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