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수 제한 없어져 활용가치 급등 ‘특혜 의혹’

타 지역과 형평성 논란.. 난개발·투기 우려

익산시가 영등동 궁웨딩홀 일원을 층수 제한 없이 건축이 가능한 용도지역으로 변경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다.

난개발 방지, 교통 혼잡 및 주차난 해결, 친환경적인 주거환경 조성 등을 위해 건축이 4층 이하로 제한된 제1종 일반주거지역을 층수 제한이 없는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바꾸겠다는 것인데, 타 구역과의 형평성 논란, 난개발 및 투기 우려, 특혜 의혹 등이 제기된다.

현재 익산시가 변경을 추진 중인 궁웨딩홀 일원 약 8,000㎡ 부지는 제1종 일반주거지역이다. 관련 법령과 조례에 따르면, 이곳은 건축이 4층 이하로 제한되고 용적률은 200% 이하, 건폐율은 60% 이하다. 아파트 등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없다.

반면 제2종의 변경될 경우 층수 제한이 사라지고 용적률도 250% 이하로 완화된다. 활용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땅값이 최소 2배 이상 폭등할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전망이다. 대상지 소유주는 가만히 앉아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고 개발을 통해 또 다른 수익을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산시는 변경을 추진 중이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괄 재정비에 따라 도로가 해제되면서 인접 부지와 구분이 사라졌기 때문에, 인접 부지와 같은 용도지역으로 변경해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의 제1종 일반주거지역을 그대로 둘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인접 부지와 경계 불분명 외에 제2종으로 변경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상 부지는 지대가 높아 경관상 고도제한 필요성이 있다. 또 학교와 주택, 주요 간선도로와 연접해 있고, 교통 혼잡과 주차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구역이기도 하다.

용도지역이 변경돼 보다 자유롭게 개발이 이뤄지면 경관은 물론이고 교통·주차 등으로 인한 민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익산시는 도시관리계획 재정비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시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도시관리계획 일괄 재정비가 진행돼 왔고, 2020년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가 다가옴에 따라 지난해 중로 45개 노선, 소로 221개 노선, 광장 1개 등 267개 시설 59만4,047㎡에 대한 해제(정비)가 이뤄졌다.

궁웨딩홀 일원은 대상지를 둘러싼 장기미집행 도시계획도로가 해제되면서 인접 부지와의 경계가 사라졌다. 인접 부지가 전부 제2종 일반주거지역이기 때문에, 도시관리계획 측면에서 변경이 필요하다는 게 익산시의 판단이다.

현재 남은 절차는 주민 공람과 유관부서 협의, 익산시의회 의견청취, 익산시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등이다. 최종적으로는 전북도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하고, 심의 결과에 따라 변경 여부가 결정된다.

시 담당 계장은 “개인 토지 소유주가 변경을 위한 사업계획을 제출해 개별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면 특혜 소지가 있지만, 이번 변경 추진은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괄 재정비에 따라 인접 토지간 경계 역할을 했던 도로가 사라짐에 따른 것이기에 불가피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난개발이나 투기 방지를 위해 제2종으로 변경되더라도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없도록 층수 제한을 하는 방안을 이번 도시관리계획 재정비 과정에서 함께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담당 과장은 “형평성, 난개발 등 우려대로라면 기존의 용도지역을 전부 손대지 않고 그대로 둬야 한다”면서 “현재 도시관리계획 자체가 오래돼 불합리한 부분에 대한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조정으로 인해 문제가 파생되면 그에 따른 조치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