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13일 간담회서 법률적 인과관계 인정

금연운동協, KT&G 책임 및 환경부 대책 촉구

환경부가 함라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관련 법률적 책임 배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역학조사 결과 환경오염 발생(원인), 마을까지 도달(전이), 주민피해 발생(결과)라는 인과관계의 요건이 충족됐음에도 불구하고 소극적 해석으로 일관하며 과학적 인과관계를 인정치 않았던 환경부가 법률적 인과관계는 인정한 것이다.

집단 암 발병의 원인으로 지목된 비료공장이 이미 파산해 버려 피해배상 가능성이 사라져 버린 상황에서,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정부·전북도·익산시, 연초박을 비료공장에 위탁 처리한 KT&G에 대한 책임 규명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13일 익산시청에서는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회와 환경부, 익산시가 참석한 가운데 향후 대책 마련을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주민대책위는 지난달 자문회의에서 한국역학회가 비료공장과의 과학적 인과관계를 인정함에 따라 향후 대책 마련, 장점마을 인근 마을까지의 역학조사 확대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역학적 관련성에 대한 조사결과는 과학적으로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지만 법률적으로는 인과관계의 인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재철 주민대책위원장은 “소극적인 답변만 되풀이하던 환경부가 결국 국가배상이 가능하다고 인정했다”면서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향후 대책과 배상청구 등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금연운동협의회(회장 서홍관)는 지난 15일 성명을 통해 KT&G의 책임과 환경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협의회는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의 시작은 바로 담배회사 KT&G에서 시작됐다. KT&G는 담배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인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을 비료원료로 팔았다. 장점마을에 위치한 금강농산(2017년 폐쇄)은 2009년부터 2015년까지 2,242톤의 연초박을 KT&G로부터 매입해 유기질 비료원료를 만들어 왔고, KT&G는 가열처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발암물질 담배특이니트로사민의 위험성을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KT&G는 발암물질 덩어리인 담배를 국민에게 파는 것도 모자라, 담배의 찌꺼기조차 비료 재료로 사용하도록 팔아 지역주민들의 암 발생을 야기했다. KT&G는 담배 판매를 통해서 해마다 우리나라에서 6만2,000명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도 모자라 환경오염을 통해 국민을 암에 대한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그리고 모든 책임을 이미 망한 영세업체에 떠넘기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KT&G가 위탁 처리한 연초박의 양 및 판매처 전부 공개, KT&G의 주민 피해 대책 마련, 환경부 차원의 원인 규명 및 대책 마련과 주위 오염지역 확인 등을 촉구했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