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의회(의장 조규대)가 함라 장점마을의 주민 집단 암 발병 사태의 조속한 진상규명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시의회는 지난 3월 27일 제216회 임시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박철원)가 발의한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주민 집단 암 발병 사태의 조속한 진상규명 및 대책 마련을 위한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날 본회의에서 결의안 제안설명에 나선 보건복지위원회 오임선 부위원장은 “장점마을 사태에 대한 정확하고 면밀한 조사로 정확한 책임 소재를 가리고 진상을 조속히 규명해 줄 것을 촉구함과 동시에, 피해 주민에 대한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피해보상을 포함한 대책 마련을 중앙정부, 수사기관, 전라북도, 익산시 등에 강력히 촉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함라 장점마을은 45가구 8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전형적인 시골마을이었으나, 지난 2010년부터 30명에 가까운 암 환자가 발생했고 이중 절반이 넘는 주민이 이미 사망했다. 집단 암 발병으로 가족, 친지, 이웃을 잃은 주민들은 여전히 공포와 불안감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마을 인근에는 2001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폐기물 재활용 유기질 비료공장이 위치하고 있으며, 주민들은 이 비료공장을 암 발병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 공장은 2001년부터 2017년까지 장기간 동안 유해대기오염물질이 다량 배출돼 지역주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환경부 정밀역학조사 중 비료공장 내 주차장과 식당 지하에서 4.2m 깊이의 폐수 찌꺼기, 기름, 슬레이트 등 폐기물층과 폐기물 저장탱크가 발견됐다.

또 역학조사 중간발표에 따르면 비료공장과 마을에서는 담뱃잎 건조과정에서 발생하는 1급 발암물질인 TSNA(담배특이니트로사민)가 검출됐고, 2009년부터 퇴비 제조를 명목으로 2,000여톤의 연초박(담뱃잎폐기물)을 KT&G로부터 반입해 퇴비 대신 법을 위반해 380℃ 고온의 열을 가해 유기질비료를 생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주민들은 비료공장 가동 직후인 2001년부터 각종 악취 피해와 물고기 집단폐사 등 사건이 발생해 끊임없이 피해를 호소했고 수차례 행정기관에 정밀조사를 요구했다.

하지만 익산시, 전라북도, 전라북도보건환경연구원은 2010년 9월, 2017년 2월 비료공장을 조사해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내놨고,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익산시와 전라북도가 피해 사태를 방관하는 사이 암환자와 사망자가 2배 이상 늘어났다.

오임선 부위원장은 “현재 환경부의 정밀역학조사가 진행된 지 1년 이상의 시간이 경과된 만큼 빠른 시간 내에 주민들의 발병원인에 대한 인과관계를 밝혀야 한다”면서 “집단 암 발생 같은 건강피해 사건은 명백한 환경유해물질 발생 등의 원인 없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비료공장과 이를 관리감독 해야 할 의무가 있는 행정기관의 업무태만과 위법부당행위가 없었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인과관계 규명과 주민 건강관리 방안 마련은 물론이고 행정기관의 업무소홀 및 위법부당행위, 비료공장의 불법행위, KT&G의 연초박 위탁처리 과정의 위법성 여부에 대해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채택된 결의안은 국회의장,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대표, 이춘석·조배숙 국회의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환경부장관, 농촌진흥청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전라북도지사, 익산시장에게 전달됐다.

송승욱 기자